★ 고용 보고서Employment Report
고용보고서는 주식시장 뿐아니라 채권과 외환시장도 크게 요동치게 만든다. 게다가 정치와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에, 각종 지표들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 리포트는 매월 첫번째 금요일에 노동부 산하의 '노동 통계국'에서 발표한다.

여기에는 실업률(Unemployment Rate)은 물론이요, '시간당 평균 임금(AHE = Average hourly earnings)' 과 '평균 근로시간(Average working hours)' 등에 대한 자료가 망라 되어 있다. 특히나 가계소득 내역은 이후에 발표되는 다른 거시경제 지표들을 추정해 볼 수 있어서 몹시나 중요하다.

예를 들어, 급여 수준을 통해서는 개인소득을 가늠해 볼 수 있으며, 근무시간을 알게되면 산업 생산량의 대략적인 파악이 가능해진다. 때문에 고용보고서는 향후의 경제활동을 예측하는 자료로서 활용된다.

이 보고서의 핵심지표이자 쟁점은 실업률이다. 일자리는 결국 기업 투자확대의 결과이며 이것이 곧 대부분의 근로자들에게 주된 수입원이다. 소득이 늘어나야 소비도 살아나며 기업투자도 확대된다. 반대로 버는 것이 감소하면 지출 또한 줄어들며, 이에따라 설비투자도 감축 내지는 동결된다. 현재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퍼센트를 넘고 있다.

그간 단칼은 실업률이 --적어도 한국에서는-- 후행지표이기 때문에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왜냐하면 이 보고서에서 나타난 근로시간의 증감으로써, 향후 경제의 향방을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만일 일하는 시간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면 앞으로 추가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역으로 작업시간의 지속적인 하락은 인력감축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까닭으로 실업률은 후행지표로 분류 되지만, 분석에 따라서는 미래의 고용환경과 경제성장률에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한편, 시간외Overtime 노동시간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왜그럴까? 기업환경이 불안정하면 신규 인력을 뽑는 대신, 기존 직원들을 이용하며 근무시간을 연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응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동안 진행되다가 확실한 호경기에 들어서야만 비로소 신규로 인력을 채용하게 된다.

따라서 시간외 노동시간의 증감 여부로써 고용시장의 확대와 축소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불경기의 신호가 보인다고 해서 막바로 근로자들을 해고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은 근로시간을 점차 줄이면서 경기변동의 파고를 넘으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버티다가 최후의 수단으로 행해지는 것이 허울좋은 구조조정이다.

일자리 창출은 언제 어디서나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고용지표의 회복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뉴스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기가 중요하다. 호황의 말기에 입풀려와 이자율의 상승을 가져오는 취업시장의 활황은 달갑지 않은 요소다. 금융자산을 갉아먹고 대출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은 불황을 먹고사는 분야다. 예를 들어 앞으로의 경제가 둔화되는 양상이라면, 수급의 논리에 의해서 이자수익이 점점 하락할 것은 당연하다. 이럴 경우 현재 8%의 확정금리를 주는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수익률이 점차로 6%, 4%로 계속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문제될 것은 없다. 상대적으로 8%라는 고수익을 챙길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런 이유로 고용시장의 강세를 보여주는 뉴스는 채권투자자들이 반기지를 않는다. 실업률의 감소는 경기활황을 예고하며 이는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가격의 약세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고용현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면 경기침체를 예상할 수 있으며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결국 채권은 주식과 반대되는 입장에 있으며 공매도와도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업률의 급락과 이에 따른 이자율의 오름세는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의 강세를 가져온다. 즉, 외국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의 보유를 통해 더 많은 금융소득을 얻으려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고용상황의 악화는 달러에 대한 수요를 약화시켜 투자자산으로서의 매력을 잃게 만든다. 고용보고서를 통해서 이처럼 많은 것들을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