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 산책, 이태원 부군당역사공원
단칼에 끝내는 서울 여행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인 현재, 단풍 시즌이기는 하지만 국내 여행이 꺼려진다. 이럴 때 가볼만한 서울 시내의 비교적 한산한 산책 코스를 소개한다. 큰맘 먹지 않고도 털레털레 갔다 올 수 있는 곳, 그렇지만 전망이 좋고 오밀조밀 볼거리가 있는 장소.

바로 6호선 녹사평역과 이태원역 사이에 있는 부군당역사공원이다. 조망이 좋아 서울 시내 한쪽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데, 남산서울타워를 우측에 두고 일출과 일몰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태원, 부군당역사공원

▲ 부군당역사문화공원의 탁 트인 조망 이태원 부군당역사공원에서 바라본 서울역 방향의 전망

ⓒ Daankal Lee
 

 

반나절 산책의 시작은 지상에서 채광되는 빛이 멋스러운 녹사평역에서 출발한다. 개찰구를 나오면, 이른바 지하예술정원이라고 이름 붙여진 돔형 천장과 기하학적인 에스컬레이터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상에서 채광되는 빛이 인상적이어서 여러 드라마의 배경으로 사용되곤 한다.

 

녹사평역 채광 돔

▲ 녹사평역의 채광 돔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을 비추는 돔형 천장과 에스컬레이터.

ⓒ Daankal Lee
 

 

역을 나와 육교 위를 오르면 북향으로는 남산서울타워가 보이고 남쪽으로는 용산구청과 시장이 있다. 그 사이 동편길이 바로 이태원 거리다. 녹사평역과 이태원은 엎어지면 코 닿을 정도로 가깝다. 도보로 5분여 정도 되는 거리에 있다.

이태원! 나이가 조금 드신 분은 [솔개]를 부른 가수 이름이 생각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말 안 하고 살 수가 없나. 날으는 솔개처럼~". 그러나 젊은 세대라면 십중팔구는 핼로윈데이가 떠오를 것이다. 마녀나 좀비 복장, 헐리웃 영화 코스프레 등을 하고 길거리를 배회하는 축제 말이다.

 

부군당역사공원

▲ 부군당역사공원 녹사평역에서 5분여 거리의 부군당역사공원

ⓒ Daankal Lee
 

 

역을 나와 조금 걷다 보면 부군당역사공원에 도착한다. 부군당(府君堂)은 조선 시대 관청 인근에 설치된 제당(신령에게 제사를 지내는 집)이다. 안내판에 의하면 한강유역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마을 수호신을 모시는 제당이라고 한다.

장승이나 벅수와 같은 역할을 하지만 음력 4월 1일과 10월 1일에 제례를 지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굿판이 펼쳐지던 도당에 유교적 제례가 융합되어 현재까지 전승되어 오고 있다고 한다.

 

이태원

▲ 단풍이 지는 녹사평역 육교 위의 풍경 왼쪽 길로 올라가면 이태원 거리와 용산구청이 나온다.

ⓒ Daankal Lee
 

 

서양의 핼로윈데이가 켈트족의 축제를 미묘하게 배합시킨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기독교의 관점에서 보자면 유령이나, 마녀 등은 당췌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다. 이단의 풍습이 개신교 국가인 미국에서 버젓이 벌어진다니 말이다. 그리고 헐리우드 문화가 세상을 장악하면서 핼로윈은 우리에게 어느 정도 익숙한 문화가 되어가고 있다.

 

유관순 열사

▲ 유관순 열사 추모비, 부군당역사공원 내 부군당역사공원의 유관순 열사 추모비로 2015년 세워졌다.

ⓒ Daankal Lee
 

 

한편 부군당역사공원에는 유관순 열사의 추모비가 있다. 열사의 고향인 천안시 병천면에서 소나무 한 그루를 옮겨와 같이 심었다. 과거 이곳은 공동묘지촌으로 유관순 열사의 묘가 있었지만, 일제에 의해서 파괴되어 유골이 허무하게도 없어져 버렸다. 이런 역사적 까닭으로 용산구민들이 뜻을 모아 추모비를 세웠다. 2015년의 일이다.

만약, 반나절 산책이 아쉽다면 미군기지를 관통하는 이태원로를 따라 삼각지역으로 내려가 전쟁기념관을 둘러볼 수도 있다. 아니면 경리단길을 따라 리움 미술관이나 남산야외식물원까지 걸어볼 수도 있다. 남쪽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우사단길로 내려와 한남역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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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부군당 역사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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