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경, 혼자 보기 아깝네요
물김이 판타지한 고삼호수의 한자락, 꽃뫼마을 : 단칼에 끝내는 서울 여행
 

코로나19가 계속 되고 있음에도 계절은 어김없이 가을을 지나고 있다. 곧 울긋불긋 단풍 시즌이지만 올해는 시기가 1주일 정도 늦어지고 있다. 남도의 대표적인 단풍 여행지인 내장산이나 백양사, 선운사는 11월 초가 절정일 것으로 보여진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인 현 상황에서 수많은 인파가 붐비는 곳으로의 여행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렇게 시기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애매한 때이지만, 일교차가 커지는 가을날은 판타지한 물김을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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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안개가 환상적인 고삼 저수지

 

 

보통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는 물안개이지만 물김이라는 표현도 쓰이며, 북한에서는 물연기라고도 불리운다. 온도차가 10도 이상 벌어지고 바람이 없는 날, 햇볕이 잘 드는 수심이 얕은 물가라야 김이 구름처럼 생겨난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오전 8시를 넘기면 판타지한 시간이 끝나버리므로 일찍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점이다.

 

고삼저수지 물안개

▲ 물김에 감싸인 고삼 호수길 고삼저수지에서 피어나는 물김이 마을길을 신비롭게 만들고 있다.

ⓒ Daankal Lee
 

 

 

고삼저수지 물김 물안개

▲ 구름과 땅을 뒤집어 놓은 듯한 고삼호수의 물김 봉산리 쪽에서 바라본 고삼저수지의 물김.

ⓒ Daankal Lee
 

 

경기도 안성시의 고삼호수(저수지)는 강태공들이 즐겨찾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사진적 피사체로도 운치가 있는 곳이다. 특히나 가을에는 물김이 환상적으로 피어올라 마치 만두 찜기에 들어앉은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더구나 양평 두물머리처럼 사람이 북적이지 않아서 호젓하기 그지없다.

새벽 6시경, 필자와 두 지인이 반포역에서 합류하여 고삼저수지로 길을 나섰다. 다니는 차가 적기에 약 한 시간 정도 지나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 저수지의 한 자락, 꽃뫼마을로 들어섰다.

 

꽃뫼마을, 경기도 안성

▲ 물연기에 파묻힌 꽃뫼마을 고삼호수의 한자락, 꽃뫼마을의 저수지로서 여름에는 연꽃밭이 된다.

ⓒ Daankal Lee
 

 

차창 밖을 바라볼 때는 비구름이 낮게 깔린 줄 알았으나 가까이 다가서니 물김이 호수 전체를 뒤덮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허여멀건 안개에 덮힌 꽃뫼마을은 아스라한 풍취와 함께 몽환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때는 오전 7시를 조금 넘었고 청명한 하늘과 황금빛 들판이 어우러지면 달력사진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고 있었다. 사진가에게 허락된 시간은 기껏해야 한 시간 남짓. 발걸음을 서둘러 꿈길을 걷는 듯한 수묵화를 화각 가득히 담았다.

 

봉산리 꽃뫼마을

▲ 고삼호수길 봉산리의 황금빛 들녘 기나긴 장마에도 추수를 앞두고 있는 벼가 풍성히 익었다.

ⓒ Daankal Lee
 

 

꽃뫼마을 물김 포인트는 비교적 덜 알려진 장소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월향리 쪽 낚시터 근처에서 일출 사진을 찍는다. 물 위에 떠 있는 좌대를 프레임에 넣으면서 말이다. 그러나 봉산리 쪽의 꽃뫼저수지는 약 1만 제곱미터의 수심 가득하게 연꽃이 피어나고 한여름에는 연꽃축제가 펼쳐지는 곳이다.

 

고삼호수 꽃뫼마을

▲ 물김과 청명한 하늘, 황금빛 논의 대비가 달력사진처럼 느껴진다 마을을 감싼 물김이 사라지면서 고삼호수의 전경이 드러나고 있다.

ⓒ Daankal Lee
 

 

꽃뫼마을이란 명칭 자체가 연꽃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그리고 볕 좋은 가을날에는 물김이 마을을 감싸안아 기이한 모습으로 바꿔놓는다. 일행 모두 감탄사를 연발하며 반 시간 정도 일찍 왔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기분좋은 상상을 해본다.

상경하는 길에는 미리내성당에 들를 수도 있다. 고삼저수지에서 20분 가량 차를 달리면 나온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묘소가 있는 성당으로 안성시 양성면에 위치해 있다. 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와 마을을 형성하면서 밤이면 집집마다 흘러나오는 불빛이 마치 은하수처럼 보였다고 해서 붙여졌다.

 

미리내 성당

▲ 미리내 성당의 내부로 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 온 신자들이 마을을 형성하면서 이후 성당이 세워졌다.

ⓒ Daankal Lee
 

 

미리내는 은하수의 순수한 우리말이다. 아마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라면 대중가요 가사가 가사가 생각 날 것이다. "미리내 미리내 우리의 젊음이 모여드는 곳~. 미리내 미리내 수많은 생각이 합쳐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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