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빵하면 망하고 10프로 걸면 성공하나?
투입 자산을 조절하는 것이 성공투자의 기본 - 단칼에 끝내는 투심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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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하면 저절로 돈을 잃는다
항공학자이자 군사학자인 프레더릭 란체스터(Frederick W. Lanchester)는 세계대전을 분석하여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5대의 비행기를 가진 국가와 3대를 보유한 나라가 전쟁을 하면 어느 쪽이 승리할까? 당연히 5대를 소유한 나라가 이길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전투 후에 남는 비행기 숫자는 몇 기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2대가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4대의 비행기가 건재했다. '남은 수(5-3)의 제곱이 생존한다'는 란체스터의 법칙으로서 불리한 입장에 서면 승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주식투자에서 불리함은 감당할 수 없는 손해를 입는 것이다. 만약, -50%의 손실이 났다면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100%를 달성해야 한다. 잃기는 쉬워도 따기는 무척 어렵다.

 

게이머에게 몹시 유리한 상황에서도 과도한 베팅은 저절로 돈을 잃게 만든다. '동전 던지기' 게임을 통해서 승패의 결과에 대해 알아보자. 투자 원금 500만 원을 갖고 시작하는데,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베팅액의 1.5배를 얻고 뒷면이 나오면 걸은 돈을 모두 잃는다고 해보자.

당신은 빈번한 매매를 할 것이므로 매번 투자금의 비율을 동일하게 유지해야 한다. 먼저, 절반을 투입한 결과를 살펴보자. 원금의 50퍼센트인 250만 원을 베팅하여 1.5배를 벌으니 3,750,000원의 수익을 내어 총자산은 8,750,000원으로 불어났다. 두 번째 베팅에서 875만원의 절반인 4,375,000원을 날리므로 총자산이 반으로 줄어든다.

이 남은 돈의 절반인 2,187,500원을 집어넣어 1.5배의 이익을 얻으니 3,281,250원을 따고, 총자산에 더하면 7,656,250원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그래프에서 보듯이 계속해서 거래를 하면 보유액이 삭감되어 없어진다. 순서와는 상관없다. 과도한 베팅은 저절로 자산을 갂아먹는다.

10여 년에 한 번 정도, 강세장이 펼쳐지면 이러한 시장 구조에 의해서 초심자들이 돈을 번다. 오를 때는 크게 상승하고 하락폭은 적기 때문에, 마치 자신의 투자 실력이 천부적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시중에 풀린 돈(유동성)에 의해서 적정 가치 이상으로 주가가 오른다. 인플레를 우려한 정부가 서서히 돈줄을 죄이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약세장으로 바뀌면서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진다.

 

 

 

치명상을 입지 않도록 손실액의 크기를 제한해야
이번에는 총자산의 10퍼센트만 베팅할 때의 결과를 알아보자. 종자돈 500만 원의 1할인 500,000원을 걸어서 750,000원으로 늘리니 총자산은 5,750,000원이 되었다. 두 번째 베팅에서 총자산의 10퍼센트인 575,000원을 잃으니 남은 돈은 5,175,000원이다. 다시 자본총액의 10퍼센트인 517,500원을 투입하여 776,250원의 이익을 내고 투자원금에 더하면 5,951,250원이 되었다.

세 번째 베팅에서 595,125원을 손해보았으나 자본총액은 5,356,125원으로 여전히 이득을 보고 있다. 결과는 자명하다. 게이머에게 유리한 상황에서도 베팅액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동전 던지기의 본질은 몰빵이나 절반 베팅, 혹은 1할 투입이 아니다. 잃는 돈을 적게 가져가는 것이 핵심이다.

즉, 실수를 하여 돈을 잃더라도 치명상을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실전에서 이렇게 까지 유리한 상황과 잦은 거래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의 문제일 뿐 결과는 같다. 과도한 베팅으로 빈번한 매매를 하면 재산을 거덜낸다.

지금 서울 시내에 내 소유의 집을 한 채 마련하려면 10억 원을 넘겨야 한다. 젊은 세대에게 종자돈이 넉넉할리 없다. 동학개미의 평균 투자금 이래봤자 500만 원이다. 10억을 만드려면 200배로 불려야 한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에서 부의 사다리는 계단식으로 상승한다.

 

종자돈을 모으는 것이 투자의 시작
종자돈을 모으기 까지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일정한 궤도에 이르면 돈이 돈을 만든다. 자본주의가 그렇다. 가용자금이 1억 원을 넘기면 그 이후에는 속도가 붙어서 10억 정도는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다. 사실 투자에서 1억 원은 부족한 금액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글쓴이가 보기에 2억5천만 원은 되어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자산이 불어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성공투자에 비법은 없다. 절약과 합리적 소비를 통해 시드 머니를 모아야 하고 이 기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트레이딩에 중독되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둬야 한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은 수많은 얼굴을 하고 참여자가 자잘한 트레이딩을 하도록 유혹한다. 지나간 과거는 명백히 보이므로 차트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저점에 들어가 고점에서 나올 수 있을 것 처럼 느껴진다. 쉼 없이 바뀌는 호가창은 마치 카지노에 온 것처럼 마음을 들뜨게 만들며 속등하는 차트에 현혹되면 중독을 피할 수 없다.

오마하의 현인 버핏도 초보일 때는 차트만 들여다보고 트레이딩을 반복하면서 돈과 시간을 낭비했다. 평생의 스승인 그레이엄을 만나 가치투자자로 변신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버핏은 13세의 어린 나이에 벌써 소득세를 납부했으며 한 지역의 신문 배달을 총괄하는 지국장이 되었다. 어느날 경마장에 들렀다가 첫 경주에서 돈을 잃고 만다. 본전 생각이 간절하여 마권을 계속 사 댄 버핏은 그 날 가진 돈을 다 날렸다. 신문 배달로 몇 개월치 매출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야구에서 3할 타자면 메이저 리거가 될 수 있다. 10번 타석에 들어서서 안타를 3번 치면 엄청난 연봉을 받는다. 무작정 배트를 휘두른다고 이러한 승률이 나오지는 않는다. 스트라이크와 볼을 잘 구분하여 나에게 유리할 때만 방망이를 내둘러야 한다. 버핏은 일생에 있어서 "배트를 크게 휘두를 수 있는 기회는 20회 밖에 없다"라는 생각으로 투자에 임하라고 말한다. 투자에 있어서 큰 수익을 볼 수 있는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다. 거래 중독으로 소중한 자원을 허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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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칼에 끝내는 투심 읽기 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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