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스 부호를 보내는 전신 기사 구주개미벌
4월~6월 산지 땅바닥에서 볼 수 있어... 단단한 외골격을 가진 것이 특징
단칼에 끝내는 인문학 곤충기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뮤지컬과 영화, 드라마, 연극, 게임으로 제작될 만큼 인기있는 소설이다. 뒤마는 나폴레옹 전쟁과 로스차일드 가문의 활약을 맛깔스럽게 배합하여 허구와 사실을 넘나들며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주인공은 자신을 감옥으로 보내고 아내를 차지한 연적에게 복수를 하는데 잘못된 전보를 보내서 그를 파산으로 몰아넣는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망토를 휘날리며 전신원에게 말을 달려가 뇌물을 먹이고 가짜 뉴스를 유럽 금융가에 송신하도록 한다. 내용인 즉슨,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이 승전하였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주식시장은 투매에 휩싸이며 은행권에서는 뱅크런이 발생하고 희생자는 처참하게 몰락한다. 이때, 영국의 큰 손이었던 로스차일드는 헐값에 나온 주식을 일거에 쓸어담어 유럽 금융계를 손아귀에 넣는다. 이렇게 형성된 로스차일드 가문의 부는 20세기 초에 이스라엘 건국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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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스 부호 같은 구주개미벌 소리 Velvet ant.

ⓒ Daankal Lee
 

 

벌목 개미벌과에 속하는 구주개미벌은 '또릉또릉' 모르스 부호 같은 경고음을 내는 곤충이다. 4월에서 6월 사이에 산지의 땅바닥에서 주로 볼 수 있다. 국명의 구주(九州)는 큐우슈우의 한자 발음이다. 몸길이는 15mm가 조금 안 된다. 구주개미벌을 손으로 잡으면 가끔가다 침을 쏘기도 하는데 그렇게 아프지는 않다.

행동이 유난스러워서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더듬이를 끊임없이 흔들며 정신나간 것처럼 지면을 배회한다. 왜냐하면 단독생활을 하는 뒤영벌류(호박벌, 꽃벌 등의 꿀벌과에 속한 벌을 총칭) 애벌레에 산란하기 때문이다.

대가리를 항상 지면에 닿을 듯이 하고 단속적인 소리를 내어 호박벌이 파 놓은 땅굴의 울림을 찾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 소리는 때로 동족간의 의사소통 용도로도 쓰이는 것 같다. 즉, 짯짓기를 위한 구애신호도 겸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미 개미벌은 숙주의 애벌레에 알을 낳고 부화한 애벌레는 벌 유충을 산채로 파먹으로면서 성충으로 자란다.

 

 

 

 

벌은 암컷만이 쏠 수 있다.
개미벌은 무척이나 단단한 외골격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표본을 만들 때 쓰는 핀이 구부러질 정도로 큐틴질 몸통이 단단하다. 북미에 있는 어떤 좋은 발로 밟아도 멀쩡할 정도로 외골격이 단단하다. 땅속을 파고 들어가 산란을 해야하므로 외피가 몹시 튼튼하게 진화한 결과다. 개미벌류 수컷은 보기 드문데 암컷과는 달리 날개를 가졌으며 성적이형(암수가 다르게 보이는 현상)을 보인다.

 

velvet ant, 개미벌

▲ 구주개미벌 뒤영벌류에 기생하는 개미벌이다.

ⓒ Daankal iEE
 

개미벌류는 영어로 벨벳개미(velvet ant) 라고 부르기도 한다. 온 몸에 돋아난 털은 페인트를 칠했나싶을 정도로 강렬한 원색을 지녔다. 이렇게 휘황찬란한 경계색(Aposematism)은, 나를 먹으면 맛이 없거나 침에 쏘이므로 건드리지 말라는 신호다. 저스틴 슈미트(Justin O. Schmidt)는 자신의 책 <스팅, 자연의 따끔한 맛>에서 곤충에게 쏘이는 실험을 통해 슈미트 통증 지수를 만들었다.

4단계로 구분되는 이 데이터를 얻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는데, 그의 통증 지수에서 가장 최고위에 오른 곤충은 총알개미(Paraponera clavata)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7cm가 넘는 못이 발뒤꿈치에 박힌 채로 불타는 숯 위를 걷는 듯" 하다고 적고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암소살인자(cow killer)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독성은 없으니 죽지는 않는다. 뒤를 이어 말벌과 타란튤라 거미가 있고 꿀벌은 그 아래에 있다.

구주개미벌의 침은 양봉 꿀벌보다 낮은 순위에 있다. 쏘여도 크게 아프지는 않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서 개미벌은 겨우 12종만이 살고 있기 때문에 만날 기회가 적다. 무엇보다 괴롭히지만 않는다면 쏘일 일이 없다. 벌의 침은 산란관(Ovipositor)이 변형된 것이다. 알을 낳기 위한 용도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침으로 진화했다. 따라서 벌은 암컷만 쏠 수 있다. 수컷도 꽁무니를 움찔거리면서 쏘는 흉내를 내기는 하지만 헛발질을 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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