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 2부 Mean Markets and Lizard Brains
(How to Profit from the New Science of Irrationality) - 테리 번햄Terry Burnham 저 / 서은숙 역 / 갤리온
 

 

좋은 수익률을 내는 투자가 현란한 수학 공식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자신 속에서, 남들 속에서, 또 시장속에서, 비합리성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고자 하는 노력은 필요하다. 성공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포함한 인간의 결점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비합리성 3 : 도마뱀의 뇌는 정신적 계좌에 취약하다

나의 친구이자 [능력과 운의 절묘한 조화Fooled by randomness(2002), 2010년에 와서야 비로서 제대로 된 번역본이 나왔으며, 이때는 '행운에 속지마라' 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음]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렙Nassim Nicholas Tale' 은 그의 고객 중 한 명에 대해 다음과 같은 얘기를 했다.

정신적계좌

그런데, 이 투자자는 외국에 투자해서 잃어버린 돈이 굉장한 불만이었다. 이처럼 손실이 난 계좌와 이득이 발생한 구좌를 따로따로 보는 것이 '정신적 계좌mental accounting' 이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은 개별종목(국외투자) 수익률이 아니라 전체자산의 증감여부다. 즉, +18%의 이익을 냈다는 점에 촛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득보다는 손해가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신경이 쓰이게 된다. 여전히 불편해 하는 그를 위해 탈렙은 아래와 같이 보고서를 바꿨다.

mental accounting

그제서야, 이 VIP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내비췄다.

 

이 실화에서 우리는 2가지의 인간 본성과 마주하게 된다. 첫째는 '손실 혐오loss aversion' 이고, 두번째가 정신적 계좌이다. 길거리에서 주은 돈은 흐지부지 쓰면서 여기에 덧붙여 지출이 더 많아진다. 가령, 5만원을 획득한 사람은 그것을 공돈이라 생각하며 즐겁게 외식을 한다. 그런데 식사비용은 12만 원이 나왔다.

여기에는 또한 미신이 개입되어 과소비를 부추긴다. 공짜돈은 빨리 써버려야 한다는 징크스 말이다. 애초에 지폐를 줍지 않았다면 7만 원이 나갈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에 비해 당신이 피땀흘려 받은 페이는 이렇게 사용하기가 망설여진다. 이와 같이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여 경제학에 접목시킨 학문이 바로 '행동경제학' 이다.

2002년 '리차드 탈러Richard H. Thaler' 와 '대니얼 카너만Daniel Kahneman' 은 심리학자로써는 처음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게 된다. 곧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 의 시작이다. 그때까지 주류 경제학에서는 '효율적 시장 가설 = EMH = Efficient Market Hypothesis' 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현재, EMH는 와해되어 버린 상태지만 아직까지도 상당수의 시장참여자들은 이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이 가설을 최초로 만들어낸 창시자, 즉, '유진 파마Eugene Fama' 조차도 자신의 연구가 틀렸음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EMH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 잘못된 것을 없애버리지 못하니까 말이다. EMH는 시장의 작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이론theory이 아닌 가설hypothesis 이다.

 


 

일찌기 100여년 전의 프랑스인 '루이 바슐리에louis bachelier' 는 금융시장에 대해서 선구자적인 혜안을 가졌다. 그는 박사학위 논문인 '투자의 이론The Theory of Speculation' 에서 '새로운 정보 때문에 가격은 반드시 변화한다' 고 주장했다. 바꿔 말해, 예상치 못했던 뉴스 만이 주식/채권/주택 등의 가격을 바꿀수 있다는 것이다.

바슐리에는 이 논리를 확장시켜서 '가격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라는 결론을 냈다. 하지만 당시의 시대상은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이단으로 치부해버렸으며, 루이는 남은 여생을 무명으로 지내다가 1946년에 죽었다. 이후 그가 밝힌 개념들은 효율적 시장가설 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여 1970년대를 휩쓸었다.

 

 

마지막으로 지은이의 권고를 몇 가지 나열하면서 마친다.

★ 존 메이너드 케인즈는 "은행에 100파운드의 빚이 있다면, 당신은 곤란에 처합니다. 하지만 100만 파운드의 빚이 있다면, 은행이 곤란에 처한 겁니다" 라고 말했다.

 

★ 나의 투자 인생에서 주식은 최고의 투자 대상이었다. 그러나 내가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기준으로 판단해 볼 때, 이제부터는 주식 시장이 과거의 주식 시장처럼 좋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보다 정확히 말해서 나의 과거 지향적인 도마뱀의 뇌가 주식으로 이미 많을 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수십년 동안 돈을 주식에 쏟아 부었던 우리들은 이러한 습관을 깨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이는 경험으로 배운 것을 반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과거에 나는 각 계좌들을 분리하여 살피고는 했었지만, 지금은 총체적인 포지션을 살핀다. 여기서 얻은 교훈은 자신을 위해 '정보 조작'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나심 니콜라스 탈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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