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 1958 / 박정태 역 / 굿모닝북스
Common Stocks and Uncommon Profits - Phillip A. Fisher

 

 

"피셔는 나의 20%를 형성시켰고, 나머지 80%는 그레이엄이 만들었다." - 워렌 버핏

 
LP시절, 푸른색의 앨범 자켓으로 유명한 '블루 노트' 는 째즈 레이블의 대명사였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여러 아티스트들이 이 음반사를 통해 명성을 드날렸다. 한 마디로 말해 블루노트는 재즈 뮤지션에게는 성공으로 가는 보증수표였던 셈이다. 증권서적에서도 이와 같이 푸른 색조를 유지하면서 출간되는 시리즈가 있다.

바로, 투자의 고전을 번역출간하는 '굿모닝 북스' 의 몇몇 책들이며 --더 이상 볼만한 책들이 나오지는 않고 있음-- 이번에 소개할 투자의 대가는 '필립 피셔Phillip A. Fisher' 이다.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 이 과학적인 방법으로 양적인 지평을 열었다면, 피셔는 질적인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린 집중투자의 고수이다.

'워렌 버핏Warren Buffett' 은 이 책에서 주장하는 성장주 투자론을 읽고 나서 감명을 받은 나머지, 그를 찾아가 스승으로 모셨을 정도다. 이러한 영향을 받아서 버핏의 후기 투자는 피셔 스타일을 따른다. 쉽게 말해 선택과 집중이다. 개인적으로도 단칼이 최고의 투자서적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껍데기만 화려하고 내용이 없는 책들이 즐비한 가운데, 정말로 속 깊은 투자론을 접할 수 있어서 탄복을 금할 수 없었다. 주식 투자에 관한 내용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경영서적에 가깝다. 1950년대에 쓰여진 책이지만 현대의 경영학 교과서라고 봐야 할 듯 싶다. 그의 탁월한 식견이 놀라울 뿐만 아니라 책값도 경악(\9,000 원)스럽다.

 


 

자, 그러면 피셔의 성장주growth stocks 투자론을 따라가보자. 저자는 이 책의 앞부분을 다음과 같이 장식하고 있다.

"최고의 수익을 올린 투자자는 오랜 기간에 걸쳐 매출액과 순이익이 전체 산업 평균보다 훨씬 높게 성장한 소수의 기업들을 찾아낸 사람들이었다. 더구나 이런 기업을 발굴했다고 믿게 되면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더 낫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이러한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프로세스는 어떻게 진행될까? 첫 단추는 '사실수집Scuttlebutt' 으로 시작한다. 이는 말 그대로 투자대상으로 고려하는 기업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고자 하는 것이다. 정보의 출처는 이루말할 수 없이 다양하다. 전직 임직원, 경쟁업체의 연구원, 해당 업종의 협회, 노동조합의 간부, 대학교와 공공 연구소 등등이다.

물론 이러한 수집이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상당한 제약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왜 필요한지는 이해하고 있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곧 투자 마인드,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마음가짐과 자세를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이 한 가지 있다. 과유불급이라 했으니 얻은 정보를 너무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사실수집을 통해 불필요한 정보는 걸러내고 가능성 있는 투자후보를 압축해서 골라낸다. 그 다음은 본격적인 분석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피셔는 성장주 발굴을 위한 15가지 포인트를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 포인트 1.
적어도 향후 몇 년간 매출액이 상당히 늘어날 수 있는 충분한 시장 잠재력을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갖고 있는가? 이는 원가 관리를 통한 비용절감으로 일시적인 매출액 증대를 꾀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방식은 부차적인 것이기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아무리 뛰어난 성장 기업이라 할지라도, 해마다 매출액이 전년도 보다 늘어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매출액 증가는 매년 점진적으로 늘어나기 보다는 불규칙적으로 들쭉날쭉하면서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매출액 성장률' 은 한해 단위로 끊어서 판단해서는 안되며, 여러 해를 하나의 단위로 묶어서 살펴봐야 한다.

 

   ★ 포인트 2.
최고 경영진은 현재의 매력적인 성장 잠재력을 가진 제품 생산라인이 더 이상 확대되기 어려워졌을 때에도, 회사의 전체 매출액을 추가로 늘릴 수 있는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결의를 갖고 있는가? 단 하나의 성장 동력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앞날을 대비하여 계속해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 포인트 3.
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은 회사 규모를 감안할 때 얼마나 생산적인가?

연구개발비는 어느 기업에게는 그냥 비용으로 끝나고 말지만, 또 다른 기업에게는 상당한 이익으로 귀결되기도 한다.기업별로 이렇게 큰 편차를 보이는 이유는 신제품이나 신기술의 획기적인 진보가 이제 더 이상 한 명의 천재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진보는 고도의 훈련을 받고, 각자 저마다의 전문성을 가진 팀에 의해 만들어진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 기술을 가진 연구개발 부서의 구성원들이 하나의 팀으로 긴밀히 협력해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들고, 또 이들이 최고의 생산성을 발휘해 최적의 연구 개발 성과를 도출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생산 및 판매와 관련된 문제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와 같은 팀 중심의 프로젝트는 단순히 경영진의 능력에 의해 좌우되지는 않는다. 다만, 연구개발 비용이 최대의 성과를 낳기 위해서는 최고 경영진의 협력이 필요하다. 바꿔 말해, 상업적인 연구개발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최고 경영진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 부분에서 확인해야 할 것이 마켓 리서치이다. 언뜻 보기에 연구개발과는 관계 없어 보이지만 시장 조사는 연구개발과 판매간의 가교 역할을 한다. 최고 경영자는 특히 이 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신제품/신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창출된 시장 규모가 너무 작다면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일까? 저자의 아들인 '켄 피셔Ken Fisher' 는 그의 책 '슈퍼 스톡스Super Stocks(이 책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정리하겠다)' 에서 연구개발보다 중요한 것이 마켓 리서치라고 단언한다. 즉, 연구에 앞서 시장 조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도 있지 않은가?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라'

그렇다면, 연구개발비의 생산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간단하면서도 귀중한 실마리를 주는 방법이 있다. '일정 기간 --가령 지난 10년 동안-- 그 회사가 거둔 매출액이나 순이익에서, 얼마 만큼이 그 회사의 연구개발 조직이 내놓은 성과에 기인하는가?' 를 상세히 조사하는 것이다.

 

   ★ 포인트 4.
평균 수준 이상의 영업 조직을 가지고 있는가?

뛰어난 생산과 영업, 연구개발 조직이야말로 성공을 낳는 세 가지 중심축일 것이다. 강력한 영업 조직과 유통망을 갖추지 않은 기업이라 하더라도, 생산 부문과 연구개발진이 뛰어난 성과를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업적은 일시적인 것이기에 큰 의미가 없다.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영업 조직이 필수적이다.

성공의 첫째 조건인 고객 만족은 반복적인 판매에서 나온다. 하지만, 기업의 영업 능력은 계량화하기가 매우 어렵다. 때문에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사실 수집이라는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 포인트 5.
영업이익률은 충분히 거두고 있는가?

투자자의 입장에서 볼 때 매출액이란 이익을 늘려주어어야만 가치가 있다. 매출이 증가하는데도 불구하고 상당 기간 동안 이익이 그에 상응해 늘어나지 않는다면 투자의 동력이 될 수 없다. '영업 이익률' 은 한 해가 아니라 수 년에 걸친 추이를 조사해야 한다. 왜냐하면 호황기에는 거의 모든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 한계기업들은 그 부침이 너무나 심하다. 즉, 활황기에는 엄청난 이익률을 기록하지만, 불황때에는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는다. 때문에 피셔는 '진짜 장기적인 투자 수익은 절대 한계 기업에 투자해서는 얻어질 수 없다' 고 믿는다.

영업이익률이 턱없이 낮은 기업을 장기 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그것은 이 기업의 내부에서 펀더멘털이 변화하는 뚜렷한 징후가 보일 때다.

 

   ★ 포인트 6.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성공적인 주식 매수는 주식을 사는 시점의 일반적인 기업 정보에 달려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주식을 산 뒤에 알게 되는 기업 정보에 따라 좌우된다. 따라서 투자자에게 기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과거의 영업이익률이 아니라 미래의 영업이익률이다.

투자자는 분석하는 기업이 원가를 줄이고 영업이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판매 가격의 인상 보다 훨씬 더 현명한 방식으로 이익률을 높이고자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회계 자료와 과거 기록을 검토하는 것은 이런 연구에 아주 유용하다.

 


 

다음으로 피셔의 몇가지 조언을 소개하면서 잠시 쉬었다 가자. 2부에서 계속된다.

 
★ 주식을 매수할 때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했다면 그 주식을 팔아야 할 시점은 거의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 너무 많은 바구니에 계란을 담다 보면, 모든 바구니들을 세심하게 관리하기가 불가능해진다. 또한,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달걀까지 바구니에 담겨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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