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금맥 Tomorrow' Gold 1편

마크 파버 Marc Faber / 구홍표, 이현숙 / 필맥

 

 

고성장이 이뤄질라 치면 항상 무엇인가가 수익의 발목을 잡았다.
평균 이상의 수익률은 유지되기 어려웠다.

 

J. R. R. 톨킨의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 에는 간달프라는 요술사가 나온다. 좋지 않은 뉴스와 험난한 사태를 함께 몰고온다고 해서 회색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렇지만 후반부에 가서는 악의 무리를 쳐부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흰색의 간달프로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는다.

주식시장에서도 이와 같은 달갑지 않은 별명을 가진 인물이 바로 마크 파버다. 그는 1987년의 블랙먼데이(10월 19일 월요일의 미국 뉴욕증시 대폭락)와 1990년대의 일본경제 거품 붕괴, 그리고 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를 경고하면서 '비관적인 상황을 알아맞히는 사람' 이라는 뜻의 '닥터 둠 Dr. Doom' 이라는 호를 얻었다.

그러나 투자자는 이런 경고의 메시지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18퍼센트의 그레이보다는 82퍼센트의 백색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매매기법이나 경제전망등에 대해서는 전혀 말하지 않는다. 그보다 더 큰 틀에서의 경기순환 시스템에 대해서 심도있게 맥을 짚어주고 있다.

각 국면에서 두드러지는 특징과 그에 따른 대중들의 심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소련의 경제학자 콘트라티에프가 발견하고 미국의 이코노미스트 슘페터에 의해 재조명되었으며, 지금은 마크 파버에 의해 더욱더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라이프 사이클의 요점은 매우 간단하다.

 

모든 경제, 모든 산업은 경기변동을 겪는다. 신흥 국가/경제/산업/기업의 경우는 그 순환파동이 훨씬 격렬하다. 왜냐하면, 이들은 빠른 성장을 위해 끊임없는 자본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추가의 돈줄 확보는 투자자들이 그들에게 어떤 기대를 갖느냐에 달려있다.

만약 전주들이 그 사업의 미래를 확신한다면 필요 이상의 돈이 들어와 호황이 일어난다. 하지만, 활황이 계속되다 보면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나 시장에 공급과잉을 일으키기 때문에 필연적인 하락세가 이어진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경기파동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가 없다.

현실에서의 실체는 애매모호하고 흐릿해서 많은 사람들은 지금이 어느 시점인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하여 본다면 어느 정도는 감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단칼이 보건데 이러한 지식과 오랫 동안의 경험이 합쳐지면 지금이 발을 빼야 할 시점인지 용감하게 돌진해야 하는 때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작가는 이를 위해 라이프 사이클을 7국면으로 세분하여 각각의 드러나는 특징과 징후, 시장참여자들의 심리, 실제의 사례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현상들 중에서 몇가지 활용도가 높은 것을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앞서 단칼이 소개한 '코스톨라니의 달걀' 과 비교해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순환 7국면

 

★ 제로국면 - 폭락 이후의 상황
한마디로 비관론이 광범위하게 퍼진다.

● 경기침체가 지속되어 실질 국민소득이 정체하거나 감소한다. 이에 따라 높은 물가상승률과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환율인상), 심각한 실업률과 파업, 테러와 국경 분쟁등으로 사회적 여건이 매우 불안정해진다.

● 국제경쟁력이 약해지기에 외국인 투자가 적어지며 동시에 자본 도피로 외화가 유출된다. 대내적으로 기업의 이익은 줄어들며 미래가 불확실하므로 자본지출이 저조하다.

 

 

◈ 속락 이후의 징후

◐ 투기의 붐이 꺼진후 그 후유증으로 부실대출이 심각한 문제가 된다. 이로 인해 신용거래가 줄어들고 신용조건이 까다로워진다.

◐ 다시는 주식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하며 투자설명회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없다. 주식시장 뿐 아니라 실물경제도 비관론 일색이다.

◐ 안전에 대한 우려로 관광객 수가 줄어들며 호텔의 객실 점유율이 30% 수준으로 떨어진다. 또한 기존의 관광 숙박 업소가 문을 닫는다.

 

 

☞ 붕락의 사례

▶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의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에이시아 등

▶ 1970년대 석유 붐 이전의 중동과 1980년대 석유달러 붐 이후의 중남미

▶ 2차대전 이후 1980년 말까지 공산주의 국가들

 

 

★ 제1국면 - 점화
어떤 회복제로 인해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인다.

 

☆ 자극제

■ 신정부 수립과 평화조약 체결등으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여건이 호전되기 시작한다. 가령 세율 인하, 외국인 직접투자 우대, 자본이득세 폐지, 통화개혁, 외환자유화, 외국인의 국내자산 취득 100% 허용, 무역장벽 철폐 등

■ 지하자원 발견, 주요 원자재 가격의 상승, 새로운 발명과 혁신의 적용 등 외적 요인이 생긴다. 더불어 대규모의 사회간접자본(SOC)을 위한 투자가 개시되며 경제 전반에 걸쳐 민영화가 추진된다.

■ 수출 증가로 기업 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해외투자 자본의 환류를 불러와 유동성이 개선된다.

 

 

◈ 징후

◑ 현금자산이 증가하며 소비와 자본지출이 늘어나고, 실업률이 하락하며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거나 갑자기 급등한다.

◑ 경제심리지수가 크게 호전되고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된다. 뒤를 이어 기업들은 자사주 취득에 나선다.

◑ 관광객이 늘어나고 호텔의 객실이 꽉(70% 정도) 들어참.

 

☞ 실례

▶ 1990년 이후의 중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페루, 러시아와 동유럽

▶ 1980년대 이후의 멕시코, 태국, 인도네시아

▶ 1973년 이후의 중동

 

 

★ 제2국면
제3국면과 함게 초기의 강력한 붐이 형성된다.

 

◈ 상황

●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자본지출이 급증한다. 이에 따라 실업률이 떨어지고 임금이 상승한다.

● 대규모의 이국인 투자 유입과 신용팽창으로 실물/ 금융자산의 가격이 과대평가 된다.

● 물가가 상승하고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고 부동산 가격은 몇 배로 뛴다.

● 기업 인수합병 활동이 늘어나며 주식과 채권의 신규 발행액이 최고치를 경신한다.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 낌새

⊙ 온통 공사판일 정도로 건설 붐이 인다. 삽질 최고조

⊙ 사회전반에 걸쳐 외국인들의 체류와 신규 입국자가 늘어나며 새 호텔이 문을 연다.

⊙ 모든 분야에서 긍정적인 평가와 보고서가 봇물을 이룸.

 

 

☞ 역사적 사례

▶ 최근의 러시아와 중국

▶ 1992 ~ 1994년의 중남미와 1980년대 후반의 아시아

▶ 1978~1980년이 모든 중동 국가들

 

 

★ 제3국면
모두가 행복해 하지만 변동성 장세가 펼쳐진다.

 

◈ 드러난 현실

● 경제 몇몇 부문에서 과잉투자에 따른 잉여 생산능력이 생겨난다. 반면에 SOC 부족과 병목 현상이 일어난다.

● 곳곳에서 과도한 신용팽창으로 임금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생긴다.

● 소비자물가와 도매물가가 움직이지 않거나 오히려 하락할 수 있으며, 이 상황에서는 느슨한 통화정책이 유지된다.

● 통화량 증가와 신용팽창이 경제성장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빨라지면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 가격의 상승이 뚜렷해진다.

● 기업 이익의 증가율이 떨어지며, 일부 산업에서는 이윤 규모가 줄어든다.

 

 
● 금리의 급상승, 주식시장의 대규모 부정사건, 기업의 파산, 큰 손 투기자들의 마진콜 불응 등의 시장충격이나, 불리한 외부 사건으로 인해 주가가 급작스럽게 떨어지는 일이 발생한다.

● 가끔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저 너무 올랐다는 이유로 주가가 하락하기도 한다.

● 일부 투자자들이나 기업 내부자들은 낙관론을 접고 이익 실현에 나선다.

● 자사주 매각으로 시장의 주식 공급량은 계속 증가한다.

● 언론 보도나 기업 경영진의 낙관적인 발표만 보고 들어 머리가 텅 빈 개미들만이 주식을 매수한다.

 

 

◈ 3국면의 흥청망청 시그널

제3국면은 한 세대에 한번 정도 올만한 투자열풍으로 절정을 이룬다. 이 국면은 지금까지의 진행과는 달리 비교적 쉽게 알아차릴 수 있으며, 투기광풍은 통제 불가능한 수준까지 간다.

◐ 신도시, 산업단지, 공항, 주택, 사무용 건물, 호텔, 쇼핑센터 등이 많이 완공되며, 세계에서 가장 높고 사치스러운 건물이 지어지곤 한다. 뿐만 아니라 성공한 사업가나 투기꾼들이 해외 투자에 나서거나 사업을 다각화한다. 이들은 전혀 알지도 못하는 분야에 뛰어들어 예술품 매입, 부동산 투자, 골프장 거래에 엄청난 돈을 들인다.

◐ 출세한 비즈니스맨, 부동산 개발업자, 이름난 주식 투자자가 대중의 영웅이 된다. 심지어는 미용사, 접대부, 20대 포트폴리오 매니저, 부잣집 아이들이 전문적인 펀드매니저보다 오히려 더 나은 투자수익을 거둔다. 이에 따라 주부들이 양대 시장에 대거 몰려들어 주식/부동산을 산다.

특히나 주식투자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이 늘어난다. 이와 같은 투기과열에 휩싸인 사람들은 자신이 거래하는 주식이 어느 기업의 것인지, 그 회사의 사업 내용은 뭔지도 모른채 그저 코드번호만 기억한다.

◐ 어디에서나 투자가 주된 화제에 오른다. 더불어 학자들이 잘못된 가정에 근거해 낙관적인 전망을 늘어놓는다. 주식의 신용거래가 급증하므로 부채비율이 몹시 높아진다. 또한, 차입매수에 의한 기업 인수합병등이 줄을 이으며 레드칩, 신경제 등의 새로운 유행어들이 난무한다.

◐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액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증권회사의 투자분석 보고서는 갈수록 더 두꺼워진다. 그러나 활황장의 말미에 주가 폭락이 따르며, 메이져 세력들이 주식을 투매하고 돈을 빼내가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한다.

 

 

☞ 거품 붕괴의 사례

▶ 1999 ~ 2000년의 정보, 통신, 미디어 업종

▶ 1990년을 전후로 한 인도네시아, 대만, 중남미, 태국, 일본

▶ 1980년대 석유 생산국들, 싱가포르, 홍콩

 

여기서 1부를 마무리 하고 2부에서 다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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