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1부)
The Only Three Questions That Count : Investing by Knowing What Others Don't

켄 피셔Ken Fisher, 제니퍼 추Jennifer Chou, 라라 호프만Lara Hoffmans 지음 / 우승택, 김진호 공역 / 비즈니스맵

 

 

★ 중요한 것은 시장을 떠나는 타이밍이 아니라 시장에 남아 있는 시간이다.

★ 주식 시장과 유사한 수익을 거두고 싶다면, 결국 시장에 남아 있어야 한다.

 

저자에 의하면 오로지 3개의 질문을 통해서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간단한 것을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그 핵심을 파고들어가 단순화시켜야 한다. 이는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연구 대상에 관하여 속속들이 알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의 아이디어는 이미 20년 전에 발간된 'The Wall Street Waltz' 에서 그 원형을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90개 차트로 주식시장을 이기다 : 김중근 역 / 비즈니스 맵' 라는 제목으로 같은 해(2008년)에 출판되었다. 불과 석 달의 차이로 두권이 모두 번역되어 나온 셈이다.

그렇지만 이 완역본이 결코 전작의 확장판은 아니다. 2번이나 강산이 바뀐 탓에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라고 봐야 한다. 두 책을 모두 비교해가면서 읽어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지나온 세월 동안 피셔의 투자관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중요한 오직 3가지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잘못 본 게 어디부터인가?
     (실제로는 틀렸지만 옳다고 믿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

     전혀 보지 못했던 곳은 어디인가?
     (모두가 당연시 하는 것들을 심사숙고 할 수 있게 하는 의문이 필요하다)

     위에 의해서 올바르게 현실을 지각할 도구는 무엇인가?
     (행동경제학의 도움으로 인간의 심리와 두뇌가 작동하는 방법을 이해하자)

 

먼저,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 알아보자. 사람들은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저자와 단칼을 포함하여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 내 오류를 인정하기 보다는, 그 잘못된 믿음을 타인에게 확신시키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검증없이 수용하게 된다. 특히나 주변 사람들이 맞장구를 칠 때는 그런 성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일 수 만 있다면, 시장 참여자들을 상대로 게임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열린 자세가 쉽지는 않다고 해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어려운 점은 과거의 모든 맹목적인 믿음에 대해, 회의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첫 질문의 실례를 들어보자. 그건 바로 부채는 나쁘다는 직관적인 생각이다. 매우 많은 사람들이 국가재정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면 좋지 않다고 믿는다. 빚에 대한 혐오감은 모든 인류에게 공통된 감정이다. 그러나 흑자재정이 곧 좋은 증권시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켄이 제시하는 자료를 보면 주식의 수익률은 극심한 재정적자 이후가 더 높았다. 반면에 약세장은 대규모의 재정흑자가 발생한 직후 일어났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였다.

투자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이와 같은 피셔의 주장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다. 혹자는 다음과 같이 말할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서 진실이 밝혀졌으니 더 이상 쓸모없지 않은가?" 이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답변한다.

"장담하건데, 단지 기발한 생각이라고 여기며 무시할 것이다."

 

현재 미국 정부는 5조 달러의 채무를 지고 있다. 원화로 환산해 보라. 무려 1천조 원을 넘는 어마어마한 돈이다. 그렇지만 전체 경제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살펴보면 그다지 심각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총자산은 111조에 총부채가 50조, 순자본가치(자산에서 부채를 뺀)는 61조 달러다.

즉, 순수한 내 돈만으로도 충분히 빚을 갚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익률이다. '수익률 > 조달비용' 이라면 부채가 많을 수록 좋다. 반대로 '자산 수익률 < 한계 조달비용(대출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 인 경우에는 적을 수록 좋다. '이익률 = GDP ÷ 총자산' 이다. 가장 최근의 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GDP는 세후 약 13조 달러다.

따라서 수익률(13 ÷ 111) = 12% 이며, 이때 조달비용 = 4%(세전 6%) 이다. 순이익이 한계비용보다 3배나 많은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적화를 위해서는 '비용 = 순익' 이 될 때까지, 돈을 빌려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

 

무역적자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 이는 '수출 < 수입' 이기에 자금이 유출된다는 신호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마치 무역을 제로섬 게임처럼 생각하는데서 오는 착각이다. 전 세계적으로 시각을 확대해보라. 적자나 흑자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1980년대 부터 미국은 무역적자가 늘어나기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무역수지는 GDP 대 5.8%로 아주 낮은 편이다. 뿐만 아니라 높은 성장률로써 적자를 메꾸고도 남는다. 경제 성장률(실질 GDP 성장률)과 시장 수익률이 각각 연 3%와 13%를 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을 보라. 지난 25년간 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GDP와 주식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독일과 일본은 어떠한가? 같은 기간 동안 많은 무역흑자를 기록했으나, 악명 높은 경제 부진과 더불어 주식시장은 세계의 평균에도 못 미치고 있다.

무역적자는 경제활황의 징후다. 미국은 이를 메우기 위해 자본을 수입하지 않는다. 이국인들이 자발적으로 미국시장에 투자를 한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평균 이상의 수익과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에 의한 자본 유입은, 미국인들이 해외상품과 서비스에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게 해준다.

 


 

독자 여러분은 이와 같은 피셔의 주장에 동의할 수 있을까? 편중된 서구의 시각으로만 바라본 신자유주의의 논리가 아닌가? 단칼은 이에 대해서 견해를 밝히지는 않겠다. 다만, 추천도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니 꼭 읽어보길 바란다.

바로, 장하준 교수의 책 '나쁜 사마리아인들(Bad Samaritans : The Myth of Free Trade and the Secret History of Capitalism / 이순희 역 / 부키 / 2007)' 과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 / 김희정, 안세민 공역 / 부키 / 2010)이다.

 

그는 또한 대출에 대해서 이례적인 주장을 내 놓기도 한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대출로 인해 발생한 신규자금이 첫 1년 동안 평균 6회 사용된다(= 대출 회전율이 6번 = 손바뀜 6번). 이때, 정키(Junkie : 마약 중독자를 뜻하는 속어)가 이렇게 융통된 자금으로 아이팟과 더 많은 헤로인을 샀다고 해보자.

아주 한심한 방향으로 손바뀜이 일어난 것이다. 그렇지만 애플제품 딜러는 보통 사람이다. 판매상은 이 돈으로 세금을 내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사용한다. 첫 번째의 멍청한 소비 이후엔 정상적이고 평범하게 쓰여지는 셈이다. 즉, 한 번 건너 뛴 이후의 쓰임새는 본질적으로 똑같다.

물론, 우리들의 경우에는 아편쟁이보다 훨씬 더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주가와 기름값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 저축률에 대한 미신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도 있을 것이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다.

 

몇 가지 피셔의 충고를 소개하면서 1부를 마무리 한다. 차 한잔 마시고 2부에서 계속 된다.

★ 주가 변동을 야기하는 변수는 오로지 2가지뿐이다. 오직 수요와 공급의 변동에 따라 움직임이 결정되었다. 때로는 가장 간단한 개념이 인간의 마음이 받아들이기에 가장 어려울 때가 있다.

★ 평균 수익률은 일반적이지 않다. 극단적인 수익률이 일반적이다.

★ 약세장 손실 중 1/3은 전체 약세장 기간의 최초 2/3 기간 정도에 발생한다. 다소 개략적인 일반화지만, 손실의 2/3는 약세장의 거의 후반까지 발생하지 않는다.

★ 성공적인 투자를 생각할 때 좋은 방법은, 1/3은 실수하더라도 2/3은 성공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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