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머니 앤드 브레인Your money & your brain :
How the New Science of Neuroeconomics Can Help Make You Rich

제이슨 츠바이크Jason Zweig 지음 - 오성환/이상근 옮김 - 까치글방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을 개발하는데 기여한 공로로 해리 M. 마코위츠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이 이론의 핵심은 투자자산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계산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실전에 나선 그는 자신의 이론대로 투자배분을 하지 못했다.

상승 장세를 놓치거나 하락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때 느낄 회한을 상상하고, 간단히 주식과 채권에 절반씩 자금을 투입했다. 이 일화는 '경제적 인간(항상 최선의 자기기익을 위해서 행동)' 이라는 개념을 모래성처럼 허물어버리는 사례다 - 대니얼 카너만.

 

삼일 굶어 담 넘지 않는 사람 없다.
생물학자인 토머스 카라코는 '노랑눈 검은 방울새'에게 두 가지의 기장 접시를 주었다. 한 쪽(위험한 기회라고 하자)은 많은 낱알을 제공하거나 아무것도 담지 않았다. 반면에 다른 한 편(확실한 선택)은 소량이지만 항상 일정한 모이를 놓아 두었다.

배가 고프지 않은 방울새는 확실한 선택을 했다. 그러나 허기진 새는 위험한 기회를 부리로 쪼아댔다. 이처럼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는 것이 생명의 본질이다. 특히나 궁핍한 상황에서는 더욱 가변적인 보상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위험한 기회는, 고갈된 에너지를 회복하는데 필요한 대량의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인간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는 연소득 1만5,000달러 미만의 계층이 로또를 자주 구입했다고 한다. 그들은 가처분 소득의 2.7%를 복권구입에 지출한다.

그러나 5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고소득층은 그 비율이 0.11%에 불과했다. 금융시장을 둘러봐도 마찬가지다. 상반기의 실적이 형편없었던 펀드매니저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 하반기에는 위험이 큰 주식을 산다. 이로 인해 결산기에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최대 11%나 높게 나오다.

단칼의 건망증 때문에 정확한 출처가 기억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리 오래되지 않은 조사에 의하면, 개미들의 태반이 500만 원 이하의 자금으로 주식거래를 한다. 그리고 이들 중 대다수가 투기에 몰두한다. 소액으로 수십억의 재산을 불리기에는 그 길이 너무나 멀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저소득층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복권을 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착실하게 돈을 모아서 부자가 되기에는 당장의 현실이 무척이나 고달프다. 그 끝이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 방을 원한다. 사회가 혼란스럽고 부의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대박에 대한 갈망은 자주 목격된다.

 


 

최신성과 선명도가 결정을 바꾼다.
대니얼 카너먼에 의하면, "우리는 어떤 사건을 얼마나 쉽게 연상할 수 있느냐에 따라, 그 발생 가능성을 판단한다." 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흡연 보다는 권총을 더 큰 위험으로 간주한다. 왜냐하면 금연은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끊을 수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을 든 강도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서--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므로 더욱 무섭게 느껴진다. 하지만 담배로 인한 사망률이 총에 의한 죽음보다 더 크다. 이처럼 인류는 발생 가능성이 낮은 위험을 가장 두려워하고, 일어날 확률이 높은 위험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당신의 인식체계는 식별할 수 있는 대상이 제한적이다. 사람들의 인지능력은 어떤 사건의 결과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즉각적인지에 따라, 알아차릴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가령, 원전 피폭, 화재, 열차 충돌, 항공기 추락과 같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곧바로 공포심을 자아낸다.

이에 비해 여러가지 다른 설명이 나올 수 있는, GMO(유전자 조작 식품 =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지구 온난화, 미한FTA(자유무역협정 = Free Trade Agreement) 등은 절박하게 생각나는 그림이 없이 막연할 뿐이다. 따라서 피부에 와 닿이 않으므로 걱정이 덜 된다.

요컨데, 우리는 해상도가 높고 최근에 발생한 것에 쉽게 영향 받는다. 그리고 감정이입을 통해 두려움 보다는 그것이 가져오는 느낌을 더욱 무서워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행동/신경경제학의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신경과학자 P. 리드 몬테규(베일러 의대), 볼프람 슐츠(케임브리지대), 피터 데이먼(런던 대학교)은 도파민과 보상에 관한 중차대한 발견을 했다.

첫째, 당신이 기대하는 것을 얻는 것은 도파민을 자극하지 않는다. 이는 투자자들이 "긍적적인 모멘텀" 또는 "가속적인 수익 증가" 라는 단어에 오도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두번째, 예상치 않은 수익이 뇌를 자극한다. 미리 신호가 전달된 보상보다는 뜻밖의 결과가 있었을 때, 뉴런들이 더 길고 더 강하게 빛을 뿜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기대했던 결과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도파민은 쉅게 고갈된다. 이 때 당신의 뇌는 동기의 공백 상태로 빠져드는 고통스러운 체험을 하게 된다.

 


 

인류는 이 얼마나 빈약한 종족인가.반사적으로 이루어지는 예측과 매매패턴은 인류의 본성이기에 바꾸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오로지 피해갈 수 있을 뿐이다. 이런 이유로 저자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해준다.

먼저 통제 가능한 범위와 수준을 알아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움으로써 가능하다. 주식으로 연평균 10퍼센트 이상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기만이며 실패는 거의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내 종목 선정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며, 만약 그런 손실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매뉴얼화 시켜라. 이를 위한 한 가지 접근법은 정액분할 매수가 될 수 있다. 오늘날의 많은 뮤추얼 펀드가 일정한 금액으로 일정기간 동안 분할매입을 한다.

 

두 번째는 시장 평균과의 비교다. 예를 들어, Google의 주식은 상장 된 후 가격이 세 배로 뛰었다. 이처럼 엄청난 수익은 시장참여자들로 하여금 제2의 구글을 찾도록 광분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일은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 처럼 몹시나 어렵다.

당신은 제2의 구골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혹은 IBM을 사는 것이 아니다. 그저 다음번의 신규 상장주를 매입하는 셈이다. 그러므로 대박을 맞기 보다는, 기존의 주식들이 낼 수 있는 장기적인 평균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뿐이다. 여기에는 실적이 부진하여 파산한 기업은 넣지도 않았다.

플로리다 대학의 교수인 제이 리터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상장주들의 장기 평균 실적을 정기적으로 게시한다. 그의 자료에 의하면 기업공개 후의 주식들은, 기성 종목들보다 최소한 2.2% 포인트 낮은 실적을 거두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라. 여기를 클릭해서 접속하라.

 

셋째는 잠시 쉬는 것이다. 이는 '도박사의 오류(행운이 역전될 수 있다고 믿는)라는 심리 때문이다. 앞선 네모가 그려진 카드 실험에서 보았듯이, 사람들은 동전의 앞면이 연달아 2번 나오면, 자동적으로 뒷면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라. 땡전을 던질 때마나 어느 한쪽이 나올 확률은 항상 절반이다. 때로는 이러한 오류가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이탈리아에서는 로또의 당첨 번호에, 53 이라는 숫자가 나오지 않고 2년 이상이 흘렀다. 그러다가 마침내 2005년에 포티-뜨리가 터졌다.

그러나 이미 53에 전 재산을 걸었다가 허탕을 친 여자가 물에 빠져 죽었고, 한 남자는 아내와 자식들을 총으로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 뒤였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연구자들은 코인의 앞면이 계속해서 몇 차례 나올 경우, 휴식을 취하지 않은 피실험자들은 반사적으로 뒷면에 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네 번째는 집착을 버리라는 것이다. 대니얼 카너먼은 이렇게 경고한다. "주식 시세를 매일매일 추적하는 것은 아주 나쁜 발상이다. 인간은 단기 손실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빈번한 주가 확인과 계좌 평가는 당신을 비참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당신의 주식이나 펀드의 가격 추이를 계속 확인함으로써 자신을 극도로 조급하게 만들지 말고 확인 횟수를 줄여 1년에 네 차례만 가치를 점검해야 한다. 결국 시간은 돈이지만 돈 역시 시간이다. 이 밖에도 몇가지 권고가 더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직접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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