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머니 앤드 브레인Your money & your brain :
How the New Science of Neuroeconomics Can Help Make You Rich

제이슨 츠바이크Jason Zweig 지음 - 오성환/이상근 옮김 - 까치글방

 

 

반사 두뇌는 자신의 판단을 견고히 하는 사실만을 찾는다. 그러나 진실을 보증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이 허위임을 입증하는 증거를 찾는 것이다. 펀드 매니저들은 보유한 주식의 실적을 증거로 내보인다. 하지만 당신은 그들이 매도한 증권의 차후 수익성을 보여달라고 해야 한다.

 

삼 세판은 운명
신경경제학자인 스콧 휴텔(듀드 대학)은 뇌에 하나의 자극이 연속해서 2번만 가해지면, 세 번째도 같은 반복을 기대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휴텔과 동료들은 원과 네모가 그려진 카드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각 도형이 무작위로 나타난다고 분명하게 알려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실험자들은 네모가 연달아 두 번 나오면 다음에도 네모를 기대했다. 슬롯 머신은 이런 인간의 특성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손잡이를 당기면 두 개의 회전 바퀴에 잭팟 그림 한 쌍이 항상 나타난다. 노름꾼들은 이를 숨죽여 지켜보면서 흥분을 한다.

노련한 기관 투자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은 3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펀드 매니저를 일관되게 고용한다. 바꿔 말한다면 3년 동안 마이너스 수익을 낸 운용자는 가차없이 해고된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일컬어 '최신성recency' 라고 한다.

우리는 가장 최근의 몇 가지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의 가능성을 평가한다. 이를 증시에 대입하면 어떻게 될까? 불과 4주일의 높은 수익이 발생한 다음 부터는 상승 장세를 기대하기 시작한다. 겨우 한 달의 시간이 시장참여자들의 심리를 바꿔놓는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지구는 태양과 달의 공전과 자전 속에서 살고 있다. 때문에 이 물리적 법칙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인류는 주변환경을 오염시키고 파괴하기도 하지만, 그 부메랑을 맞아 영향받는 존재이기도 하다.

 

 

미묘함이 성패를 바꾼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 TV 드라마인 '멘탈리스트The mentalist' 에는 사람의 심리를 예리하게 포착하는 --전직 사기꾼 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Simon Baker)이 활약한다. 그는 사람들의 사소한 말투와 억양, 제스쳐, 버릇, 동기 등을 매우 세심하게 관찰하여 범죄자를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수익/손실 앞에 직면하면, 전후 상황이나 설명의 극히 사소한 변화만으로도 마음이 바뀐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은 '프레이밍framing(틀짜기)' 이라고 부른다. 행동경제학의 창시자들인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의 고전적인 프레임을 살펴보자.

 


 

연구진은 피실험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알려주었다.
먼저 왼편의 질문에 답을 하되, 오른쪽은 손으로 가려서 어떤 내용인지를 모른채로 선택 하라.

 

 

6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염병이 발생했다. 질병 퇴치를 위한 두 가지 계획이 있는데, 그 성공 가능성은 아래와 같다.

A 계획 : 20,000명이 완쾌된다.

B 플랜 : 60,000명 전원이 구제될 가능성은 3분의 1이며, 모두가 죽을 확률은 3분의 2이다.

당신은 어느 쪽을 지지하는가? 심사숙고 하기를 바란다.

 

한편, 두 교수는 또 다른 집단에게도 이와 똑같은 질문을 했다. 다만 표현 방식이 미묘하게 변했을 뿐이다.

C 선택 : 40,000명이 사멸한다.

D 제안 : 단 한명도 사망하지 않을 가능성은 3분의 1이고, 60,000명이 죽을 확률은 3분의 2이다.

이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되었나? 잠시 숨을 돌리고 차분히 생각해보라.

 

결과는 놀라웠다. 좌측의 시나리오에서는 72%의 사람들이 A계획을 선택했다. 반면에 우측의 질의에는 불과 22%만이 계획 C를 선택했다. 이 차이는 미묘하다. 첫 번째 프레임은 생존자의 수를 강조한다. 이처럼 선택방안이 긍정적으로 비춰지면 우리의 본능은 얻은 것을 지키려고 한다.

반대로 두 번째의 틀짜기는 죽는 사람의 숫자에 촛점을 맞추기 때문에 --유리잔이 부분적으로 비어 있다는 느낌을 줌-- 남은 것을 잃지 않도록 충동질한다. 따라서 인류의 본성은 기꺼이 가외의 위험을 감수하도록 유도한다.

이와 같은 프레이밍에는 또 한 가지의 심리적 기제가 포함되어 있다. 'Death' 라는 단어는 인간의 감정 변화에 큰 영향을 주므로, 위의 네 가지 계획 모두가 같은 결과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한다. 이러한 틀짜기로 인해 투자자는 잘못된 판단을 철회하고 손해 난 주식을 팔수가 없는 것이다.

금융시장에는 이러한 함정이 도처에 존재한다. 예들 들어 어떤 기업이 10주에서 20주로 주식분할을 했다고 하자. 주식수가 늘어나는 만큼 주가는 낮아진다. 쉽게 말해, 10만 원 짜리 1장을 5만원 권 2장으로 바꾼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후자를 더 좋아한다.

왜냐하면 10주를 보유하는 것 보다는 20주를 갖고 있는 쪽이 더 부자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프레이밍에 의해서 시장 참여자들이 고가주를 기피하고 저가주를 매수하는 심리를 설명할 수 있다. 우리는 '50% 할인' 이라는 말보다는 '하나를 사면 하나는 덤으로' 라는 광고에 더 끌린다.

 

 

참고로 사이먼 베이커는 멘탈리스트의 인기에 힘입어 아주 의미심장한 영화에도 출연한다. 바로 '마진 콜Margin Call, 2011' 인데,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2008년의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를 다룬 작품이다. 투자자라면 한 번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익히 알려진 내용이라 그런지 스토리는 약간 밋밋하다.

드마마틱한 반전도 없고 다큐멘터리적인 무게감도 적다. 그저 머니에 대한 인간의 집착과 욕심을 보여줄 뿐이다. 아니, 한 가지가 있다. 자신이 키우던 개의 죽음에는 비통해 하지만 날려버린 고객의 돈에 대해서는 슬퍼하지 않는다. 아마도 이것이 명암대비가 될 것 같다.

한편, 특정 회사나 인물이 직접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으며 얼마나 큰 돈이 움직이는지도 나오지 않는다. 이것은 두 가지의 현실적인 이유 때문인 것 같다. 즉 이해 당사자간의 법률적인 문제와 월스트리트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생각해보라. 막대한 자금을 가진 힘쎈 자들이 소송을 걸어와서 질질 끌게 되면 불행해지는 건 한 순간이다.

또한, 출연진이 호화롭기 그지 없다. 유주얼 서스펙트(The Usual Suspects, 1995)의 케빈 스페이시Kevin Spacey, 찰스 다윈의 비글호 여행에서 --이를 계기로 종의 기원이 출판됨-- 모티브를 얻은 마스터 앤드 커맨더(Master and Commander : The Far Side of the World, 2003 )에 나왔던 '폴 베타니Paul Bettany'.

다이 하드(Die Hard)의 백발 악당 '제레미 아이언스Jeremy Irons 와 현대적으로 리메이크 한 TV 시리즈물 배틀스타 갈락티카(Battlestar Galactica)의 '메리 맥도넬Mary McDonnell' 도 후반부에 잠깐 얼굴을 비춘다.

 


 

그리고 1966년에 첫 방영을 시작한 --수백 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미드의 원조격-- 스타트렉(Star Trek)의 극장판에서 스팍Mr. Spock 을 연기한 '재커리 퀸토Zachary Quinto' 를 볼 수 있다. 이 시리즈는 워낙 인기가 좋아서 영화로도 11 편이 제작되었으며, 단칼이 한 편도 빼놓지 않고 무려 5년여에 걸쳐 시청한 프랜차이즈 대작이다.

'조지 루카스George Lucas' 의 스타워즈(Star Wars)와 '워쇼스키Wachowski' 형제의 매트릭스(The Matrix) 를 합쳐서 20세기를 마무리하는 영상이라고 본다. 물론 개인적으로 말이다. 그 외에 사랑과 영혼(Ghost, 1990)의 '데미무어Demi Moore, 배우이면서 감독까지 하는 코어(The Core, 2003)의 '스탠리 투치Stanley Tucci' 등등등....

한편 마진콜의 감독은 'J.C. 챈더J.C. Chandor' 인데 알려진 프로필이 거의 없는 신인이다. 흠. 어떤 인연으로 이렇게 쟁쟁한 배우들을 모았을까나? 이야기가 나온 김에 계속해보자. 1999년에 개봉한 '이완 맥그리거Ewan McGregor' 주연의 겜블(Rogue Trader)이라는 영화도 증권가의 어두운 일면을 그려냈다.

'제임스 디어든James Dearden' 이 감독한 작품인데, 바로 영국의 베어링 은행을 파산시킨 트레이더 '닉 리슨Nick Leeson'의 몰락에 촛점을 맞췄다. 한 마디로 물타기 하다가 도산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류의 영화가 또 뭐가 있을까? '마이클 무어Michael Moore' 의 식코(Sicko, 2007) 와, 화씨 9/11(Fahrenheit 9/11, 2004)이 떠오른다.

'찰스 퍼거슨Charles Henry Ferguson' 의 인사이드 잡(Inside Job, 2010) 도 생각나고, 아직 보지 못한 보일러룸(Boiler room, 2000)과 월스트리트(Wall Street 2010)가 있군!! 아니, 곁가지를 너무 뻗어서 영화평이 되어버렸네^ ^

 

끝이 아니다. 4편으로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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