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머니 앤드 브레인Your money & your brain :
How the New Science of Neuroeconomics Can Help Make You Rich

제이슨 츠바이크Jason Zweig 지음 - 오성환/이상근 옮김 - 까치글방

 

 

인류의 모든 역사를 1.6킬로미터의 두루마리에 기록한다고 할때, 최초의 주식 거래는 뒤쪽 끝에서 10cm 안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공식적인 증권시장은 불과 4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시기까지 진보하는 데에 우리 조상은 600만 년이 걸렸다.

 

이 책의 저자는 지금까지 밝혀진 행동경제학과 신경경제학의 논문을 다양하게 소개하면서, 왜 사람들이 금융시장에서 쓰디쓴 좌절을 맛보게 되는지 설명하고 있다. 이 연구를 한 마디로 간추리면 '인간의 두뇌는 생존에 최적화 되었기에 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 라고 요약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수많은 시장참여자들이 투자에 실패를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 된다. 그러므로 나 단칼은 항상 다음과 같이 조언을 해준다. "600만 년에 걸친 진화의 역사를 극복하려 하기보다는 피해가는 방법이 훨씬 더 쉽고 낫다."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기 위해서 우리의 뉴런은 다음과 같은 몇 특징을 가지게 되었다.

1. 성급한 결론을 내린다.(뭐든지 2번 반복되면 세 번째를 기대한다).

2. 무의식적이다(철저하게 분석했다고 생각할지라도 결국은 본능에 이끌린다).

3. 자동이다.

4. 3에 의해 통제불능.

 

이러한 까닭으로 투자자들과 금융시장의 만남은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살아남는 것과 투자(혹은 투기)는 토양 자체가 다르다. 그러므로 인간 행동의 이면을 들여다 볼 때, 보다 성공투자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자 그럼 우리의 심리와 그것이 발현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필자가 이를 주식시장에 적용하여 분석을 해 보겠다. 또한 이 부분은 꼭 돈을 벌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상직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독성 발언을 쏟아내며, 수준 이하의 행동을 일삼는 인간 군상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류의 두뇌는 직관이라는 지금길을 택한다.
우리의 뇌세포(뉴런)는 극도로 빨리 반사(직관)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처리 대상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전에 반응이 끝나버린다(충돌사고를 피하려고 차의 방향을 트는 것을 생각해보라. 인식 이전에 직관이 먼저다).

UCLA의 매튜 리버먼은 "우리의 반사 체계는 대다수의 판단 및 결정을 최초로 시도한다" 고 설명한다. 그런 연후에 직관이 그 대상을 식별할 수 없을 때에만 비로소 분석(반성)체계를 가동시킨다.

인간의 두뇌는 몸무게의 2%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우리가 휴식을 하는 동안에도 흡입하는 산소와 소모하는 칼로리의 20%를 사용한다. 즉, 다른 동물에 비해 매우 높은 고정 비용이 들어간다. 때문에 계속해서 뇌신경을 가동시키는 것은 과부하를 일으켜 단시간에 그 기능을 상실하게 만든다.

따라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현상을 무시할 필요가 있다. 리버먼에 의하면 "생각은 체력을 소모시키므로 반성 체계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작동을 원치 않는다. 바꿔말해, 우리의 생존본능은 절체절명의 비상시를 위해서 에너지를 보존하고 있도록 만들어졌다."

 

의지력은 소모성 자원이므로 없어진다.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는 지원자들을 두 무리로 나누어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먼저, 피실험자들을 군침도는 초콜릿칩 쿠키가 구워지는 오븐 앞에 둘러앉게 만들었다. 그리고 A집단에게는 식탁 위의 무우는 원하는 대로 먹어도 되지만, 쿠키는 손대지 말라고 당부하고 방을 나왔다.

한편, B그룹에게는 마음대로 초콜릿 과자를 먹을 수 있게 했다. 이후 바우마이스터는 두 부류 모두에게 기하학적인 퀴즈를 풀어보라고 요구했다. 의지력을 집중시켜야 했던 집단 A는, B그룹에 비해서 2배나 빨리 문제를 풀려는 노력을 단념했다. 이 관찰에서 알 수 있는 교훈은 분명하다.

자제력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재상 가능한 자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당신의 의지력은 아주 쉽게 고갈 될 수 있으므로, 아무때나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히 큰 오산이다. 다른 정신적 행위도 마찬가지다. 리드미컬하게 집중과 휴식을 조화롭게 이어가야 한다.

 

 

돈 보다는 돈을 벌 수 있는 기대감에 중독된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82%가 횡재를 한 후에도 정기적으로 로또를 구입했다. 왜 그럴까?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실제로 현금을 버는 것보다 더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즉, 당신의 두뇌는 금전 자체보다는 그것을 획득할 수 있는 기대 심리에 더욱 더 흥분하게 된다.

케임브리지의 심리학자 루돌프 카디널이 행한 다음의 생쥐 실험을 보자. 버튼을 누를때마다 사탕을 먹을 수 있는 통에 쥐들을 넣었다. 이 상자에는 2개의 단추가 있으며 그 중 한 쪽은 다른 것에 비해 4배나 많은 캔디가 나온다. 다만 알사탕 4개를 얻기 위해서는 1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정상의 쥐는 매우 조바심을 치지만 약 절반 정도가 참을성을 갖고 더 큰 보상을 기다릴 수 있었다. 그러나 뇌의 측위신경핵이 손상된 쥐새끼는 인내심을 찾을 수 없었다. 80% 이상이 보다 빠르지만 더 작은 사탕을 택했다. 카디널은 이를 '충동적 선택impulsive choice' 이라고 불렀다.

이 관찰에서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보상(사탕)을 예고하는 상징을 포착한 측위신경핵의 뉴런들은, 최소 10분의 1초 이내에 전기 신호를 발산한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주사기/카드를 본 마약/도박 중독자가 그것에 저항하지 못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이를 주식시장에 적용해 보자. 단순히 예보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충동적인 주식매매에 빠진다. 증권사 객장에는 주가를 표시하는 전광판이 대문짝만하게 걸려있다. 또한 HTS 에서는 실시간으로 가격 변화를 포착하여, 번쩍이는 시그널과 격렬한 사운드를 내보내며 단타를 충동질한다.

그리하여 초보자들로 하여금 모니터 화면을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위로 먹고 아래로 싸는 짧은 시간조차 참아내지를 못한다.

 


 

돈 벌 수 있는 기대감은 시간여행을 가능케 한다.
더욱 놀라운 결과가 있다. 원숭이의 '미상핵caudate nucleus' 뉴런들은 예보 신호가 나타나기 1.5초 전부터 빛을 내기 시작한다. 다시 말해 보상이 임박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뇌세포가 전기신호를 발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대는 또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브라이언 넛슨에 따르면 '인류의 본성은 보상을 얻게 될 확률 변화 보다는 그것의 크기 변동에 더 민감하다' 고 한다. 바꿔 말해 당신의 반사체계는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가?" 라는 질문보다, "얼마나 판 돈이 큰가?" 라고 묻는 데 능숙하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일확천금 일수록 더욱 간절하게 느껴진다. 복권 구입을 생각해보라. 당첨확률이 100만 분의 1에서 30억 분의 1로 낮아지면, 우리의 로또 구입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드는가? 아니다. 그저 "승산이 낮기는 매일반이지" 라고 생각하며 또 다시 복표를 싸인펜으로 칠한다.

조지 뢰벤슈타인(카네기 멜로 대학교의 경제학자)이 설명하는 바와 같이, 그것은 천문학적인 부의 이미지로 우리의 뇌에 폭발적인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당첨 가능성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할지라도 말이다. 이처럼 직관으로 먼저 처리를 한 다음에야 비로서 분석체계가 뒤따른다.

이러한 본능이 투자의 세계에 들어오면 어떻게 작용할까? 시장 참여자들은 기다리는 것을 몹시 싫어한다. 따라서 장기(혹은 가치)투자보다는 단기매매를 선택한다. 한 마디로 가치투자는 인간의 본성에 위배되는 것이므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여기서 1부를 마무리하고 2부에서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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