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 투자 2편
Contrarian Investment Strategies in the Next Generation

- 데이비드 드레먼David Dreman 저 / 이 건, 김 홍식 옮김 / 흐름출판

 

역발상 투자는 큰 성공을 가져오는 아주 독특한 투자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극히 소수만이 그 혜택을 입는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까닭은 인간의 본성에 역행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KOSPI 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현재 시장을 이끄는 것은 '자동차/석유화학/자원관련주' 이다. 이 업종에 속한 개별종목들은 --약 30개월에 걸쳐셔-- 저점에서 10배 정도 올라왔다. 대장주로서의 위세가 막강하다. 그에 비해 다른 주식들은 수익률이 신통치 않다. 만약, 여러분들이 이러한 선도주들을 배제하고, 펀더멘털은 좋지만 바닥에서 머무르는 비인기주를 가지고 있다고 해보자.

상대적인 소외감 내지는 박탈감을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이런 상태가 3 ~ 5년 정도 이어지면 굳었던 마음도 시나브로 바뀌게 마련이다. 내 판단이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는 회의감이 들며, 팔아치우고자 하는 마음의 갈등을 느낄것이다. 심지어는 보유한 증권이 밉살스럽기 한량없다.

여기저기서 짧잘하게 이익을 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더이상 참지를 못한다.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추격매수에 나선다. 그러나 아뿔싸! 이 때가 바로 시장의 정점이었다. 이후 서서히 사그러드는 주가로 이중의 고통을 겪게 된다. 즉, 상황이 역전되어 팔아버린 회사는 승승장구하고 새롭 매수한 기업은 줄줄이 흘러내린다.

이쯤되면 이성이 뒤죽박죽 되어 자포자기한다. 될대로 되라. 케 세라 세라

 

이와 같이, 인간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역발상 투자기법은 아무나 따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군중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고수해야 하며,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는 비인기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 변화에 초연할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압박을 견뎌낼 수 있을까? 극복할 수 없다. 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도망치는 것만이 유일무이한 길이다. 이와 관련해서 아주 유명한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 의 실험을 소개하겠다. 인류라는 종이 얼마나 허무하게 독재자에게 굴복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원문 출처 ▼

http://youtu.be/-wEICXUFzfc    http://youtu.be/aH0ahfOaZ9M

 

 

이어지는 내용에서 저자는 수많은 예를 들어가면서 인간의 불합리성을 파헤치고 있다. '랜덤 워크' 가 주장하는 것처럼 인간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 1980년대에 이 종교를 설파하던 시카고 학파의 위력은 세상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가정부터 잘못 되었던 새 종교를 거부하거나 비판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단으로 몰렸다.

그런데 정말로 웃긴 것은 주창자 중 한명인 '유진 파마Eugene Fama' 가 개종을 해버렸다는 사실이다. 그는 이제 오히려 역발상 투자에 관한 논문을 쓰고 있다.

 

'에드워드 손더스Edward Saunders' 는 20세기의 사상가 중 한명인 '칼 포퍼 Karl Popper' 의 저작을 바탕으로 EMH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모든 백조는 하얗다' 라는 이론을 증명하려면 --더 많은 백조를 찾느라 노력할 게 아니라-- 검은 백조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오만하게도 효율적 시장 가설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칼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았다. 그들은 백조를 찾는 일만 계속했을 뿐만 아니라, 흑조를 소탕하려는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다. 뭐쨌거나, 현재에 이르러 EMH는 해체되어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바로 이 존재 자체가,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 엉터리 임에도 버리지 못하니까 말이다. 사람들은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가 아무리 많더라도 절대로 옛 패러다임을 포기하지 않는다.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여 그 모순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금융 투기는 --어리석은 인간의 행동 중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아주 재미있는 우스개를 통해서 필자 단칼이 이를 쉽게 풀어보겠다.

 

어떤 석유 채굴 업자가 외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입국 심사대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고 있었다. 기다리다 지친 나머지 그는, 한 가지 묘안을 떠올렸다.

"저쪽 단카르 지역으로 가면 석유가 펑펑펑 나온답니다." 하고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심사를 기다리던 모든 사람들이 그쪽으로 달려갔다. 이제 아무도 없으니 채굴 업자는 비자를 받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잠깐만요. 아무래도 기름이 나온다는 거기로 저도 가봐야 할 것 같군요" 라고 말하고는, 자신마저 원유를 채취하러 뛰어갔다.

 

위 내용은 '주식말고 기업을 사라 (THE ESSAYS OF WARREN BUFFETT)
: Lessons for Investors and Managers, Revised and Updates Edition - Lawrence A. Cunningham'에서 인용/각색 함

 

 

이처럼, 광기가 휘몰아치는 한 가운데에서는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일단, 고점이라 판단하여 탈출하였다가도 투기의 광풍에 휩쓸려 다시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예는 역사적으로 볼때 아이작 뉴튼의 일화가 유명하다. 처음에는 잘 했다. 수 삼년에 걸쳐서 몇배의 수익을 냈다.

그리고 적당한 때에 이르러서는 상투라고 여기고 주식을 매도했다. 그런데도 투기 바람은 잦아들지 않았고 주가는 계속해서 올랐다. 뉴튼도 인간이기에 참지를 못했다. 더 많은 자금을 끌어모아 주식시장에 다시 진입 했다. 물론, 거기가 꼭지였으며, 그동안 벌은 것을 다 날리고 수십 배의 손실을 봤다.

탄식하며 하는말이, "천체의 운행은 초 단위로도 맞출 수 있는데 사람의 마음은 예측하기 어렵다." 라는 말을 남기고는, 자기 앞에서 다시는 증권 얘기를 꺼내지 못하게 했다. 결론은 간단하다. 일단 팔고 나오면 시장에 기웃거리지 마라.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처럼 그 상황을 차단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은 과거의 실수에서 배우지 못한다. 그리하여 거품과 그에 따른 붕괴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모든 버블 때마다 --희생자들을 달라지만-- 벌어지는 현상은 똑같고 우리의 눈에는 매번 다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몇 가지 조언으로 마무리하겠다.

★ 시점선택이나 기술적 분석을 사용하지 말라. 이런 기법은 돈만 잡아먹는다. 양자를 절충하여 한때 인기를 끌었던 시점선택(market timing), 전술적 자산배분(tactical asset allocation), 모멘텀(momentum)도 소용없기는 마찬가지다.

★ 대량 정보는 다루기 힘들다는 점에 유의하라. 이런 정보를 성공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드물다. 심층 정보가 있다고 심층 이익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 분석가들의 예측치는 늘 낙관적이다. 이익 예측치를 적당히 하향 조정하라.

★ 개별 종목이나 시장이 과거 평균에서 크게 벗어날 경우(사례 비율), 최근 수익률에 유혹당하지 말라. 장기 수익률(기본 구성비율)로 돌아갈 확률이 훨씬 높다. 수익률이 유난히 높거나 낮으면 그것은 대개 비정상이다.

★ 사람들은 사건이 발생할 확률이 아니라, 두 사건의 유사성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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