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현명한 투자자The Intelligent Investor - Benjamin Graham 지음

Jason Zweig 논평/ 박진곤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투자는 철저한 분석하에서 원금의 안전과 적절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투기가 된다. 이 둘의 구별은 항상 필요하며 그렇지 못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앞선 '증권 분석(Security Analysis - Benjamin Graham & David L. Dodd / 1951년 제3판 개정판 / 이건 역 / 리딩리더)' 이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전문적인 내용이라면, 이 책은 일반 대중들을 위해 쉽게 풀어썼다. 그러나, 완전한 초보자가 소화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다.

특히나, 그레이엄 특유의 만연체 --빙빙 꼬아 늘려서 헤매게 만드는-- 스타일은, 역자가 금융시장에 대한 실전경험이 없이는 애초부터 번역을 안 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고전의 참맛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아예 독서를 포기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계어를 돌려서 뽑아 낸 수준이라 --심지어는 이름만 빌려주고 번역은 함량 미달자에게 맡기고는 한다-- 내용 파악에 약간의 애로가 있음을 감안하고 보라. 율곡의 10만 양병설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제대로 된 번역가 1만인 양성은 달성해야 하지 않겠나?

이 책은 20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장마다 제이슨 쯔바이크의 논평이 실렸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사족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으나, 아마추어들을 위해 명쾌하게 정리를 해 준다는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시도다. 게다가 다른 시각으로 해석된 부분을 접할 수 있기에 흥미롭다.

 


 

앞 부분은 웬만한 경제/경영관련 서적에서는 빠지지 않는 입풀려(인플레이션)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대중들이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인플레에 대한 오해를 깨는 것부터 시작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통념은 다음과 같이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물가상승으로 생계비가 솟구칠 때, 이자(또는 원금) 수입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구매력(화폐 가치) 감소로 자산이 깍여나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반면, 주식 보유자들은 배당금 증가나 주가 상승으로 입풀려를 상쇄시킬 수도 있다는 믿음이다.

또한, 경기순환 과정에서 활황기에는 물가가 상승하고 불경기 일때는 하락했다. 때문에, 완만한 입풀려는 기업 수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러나, 저자가 제시하는 증거 자료를 보면 이러한 관념은 단지 일부의 기간에만 들어맞게 된다. 벤저민은 아래와 같이 단언한다.

"인플레(혹은 디플레이션)와 주가의 변동 사이에는 --밀접한 시간적-- 상관관계가 없다."

지난, 20년(1950 ~ 1969)간 미국 회사들의 자본이익률을 살펴보면 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같은 기간 동안의 이익률은, 인플레이션(40%의 도매 물가 상승률)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저하게 하락해 왔다. (하락의 원인은 어느 정도 자유로워진 감가상각률 정책에도 기인했다.)

사실 물가상승은 기업의 수익성 개선에 악영향을 끼쳐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 생산성 증가를 넘는 임금상승과 ⓑ 막대한 신규자본에 대한 수요로 인해서 투하자본 대비 매출의 비율이 하락한 점이다. 이 기간에 걸쳐서 기업이익은 2배 상승했지만 채무는 5배로 늘어났다.

이를 뒤집어서 생각한다면, ROE(= Return on Equity = 자기자본 이익률) 11%의 상당부분이 부채(세후 4%)에서 기인한다는 점이다. 만약 빚이 없었다면 수익률은 더욱 낮아졌을 것이다.

 

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칼과 함께 당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입풀려에 대해서 착각하고는 한다. 쯔바이크의 논평을 빌려서 쉬운 예를 들어보자. 물가 상승률이 4%인데 연봉이 2% 올랐다면, 물가지수가 0이면서 월급이 2% 감소한 때보다 기분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차분히 생각해보라.

둘 다 봉급이 2% 모자르기 때문에 양쪽에서의 변화는 똑같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화폐 환상Money illusion' 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돈의 차이는, 경제에서의 가격 변화보다 더 크다.

 

 

저자가 말하는 '현명한(방어적인) 투자자'는 주로 안전한 것을 선호하고 성가신 것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성향을 가진 이들은 --1965년의 판본에서(마지막 개정판은 1973년에 나옴)-- 채권비중을 25 ~ 75%까지, 주식은 최대 25% 이내로 배분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그는 다음 처럼 구체적인 종목 선택의 방법을 제시한다. 이는 1950년대의 미국 기업 기준이므로 지금의 한국실정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따라서 단칼이 괄호로 표시하여 주석을 달았으며 제조업 기준이다.

 

     ① 적정한 회사 규모
구분이 임의적이기는 하지만, 경기 사이클에 큰 영향을 받는 중소기업은 제외한다. 대략적인 규모로는 연간 매출액 1억 달러 이상, 유틸리티 기업의 경우 총자산 5천만 달러 이상으로 한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옐로우칩 이상의 주식이며, 주가가 최소한 3만원 이상은 되어야 할듯 싶다. 펀더멘털이 좋다면 1만원 까지도 하향 조정할 수 있다. 코스닥은 규모가 너무 작아서 부침이 심하고 무엇보다 재무제표를 믿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② 건실한 재무상태
유동자산이 적어도 유동부채의 2배는 되어야 하며, '고정부채 < 순유동자산'

(전자는 유동비율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이는 '유동자산 ÷ 유동부채 = 200% ↗' 이라는 얘기다. 후자는 '순 운전자본 비율' 을 뜻하며 '유동자산 - 유동부채' 를 총자산으로 나눈 것이다.)

 

     ③ 최소한 과거 20년간의 지속적인 배당
(이런 주식은 대부분 성장성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④ 과거 10년간 적자가 없을 것

 

     ⑤ 최소한 10년간 주당순이익의 1/3 이상 성장
(주당순이익 = EPS = Earning Per Share = 순이익 ÷ 주식수)

 

     ⑥ 주가 ≤ PBR 1.5
(PBR = 주가 ÷ BPS = 주가 순자산 비율 = Price Book-value Ratio 이며, BPS = 자기자본 ÷ 주식수 = 주당 순자산 = Book-value Per Share 이다.)

 

     ⑦ 주가 ≤ 15배 EPS(과거 3년 평균)
(6과 7을 함께 적용하면 PER = 주가 ÷ EPS = 주가 수익 비율 = Price EarningRatio 의 한계치는 15배 미만이다.)

 


 

잠시 쉬었다가 2부에서 다시 보자.

 

★ 투자를 기업을 경영하는 것처럼 할 때 가장 훌륭한 투자가 된다.

★ 당신의 생각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해서 당신의 생각이 틀리거나 맞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지식과 검증된 판단이 있는 한, 용기는 최고의 미덕이 된다.

★ 다행스러운 것은, 지금까지 설명한 투자원칙들을 지키지 않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 욕심을 스스로 한정하고 보수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면 말이다.

★ 만족스런 수익을 거두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그러나 탁월한 성과를 올리는 것은 보기 보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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