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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회계: 이익이 난 종목과 손실이 난 주식을 따로따로 보관한다.
 

 

빚을 남긴 사람 보다는 빛을 남긴이가 되려한다.
인간은 조건이 같다 할지라도 전혀 다른 행동양식을 보인다. 그 이유는 우리의 마음 속에 여러개의 심리계좌가 존재하기 때문이며 각각을 별도로 취급한다. 다음의 실험을 살펴보자. 앞으로 반 년 후에 새 집에 들여놓을 최고급 세탁기를 사려고 한다. 구매비는 1백2십만 원이다. 이 때 지불 조건은 두가지다.

 

1. 세탁기가 배달되기 전 6개월 동안 매달 20만 원싹 지불
2. 세탁기가 배달 된 후 6개월 동안 매달 20만 원씩 내기

 
이 두가지 선택에서 피실험자들의 84퍼센트가 2번을 선택했다. 지난 세기 까지의 경제학에서 가정하는 원리에 부합된다. 즉, 입풀려에 따른 화폐의 구매력 감소 때문에 2안이 약간이나마 싸게 먹힌다. 그러나 우습게도 보통 사람의 눈높이로 보자면, 경제학의 이런 논리는 정말로 허무맹랑하기그지없다.

과연 우리 중 어느 누가 세탁기를 구입하면서 인플레의 시간가치를 고려할까? 아뭏든 가정이 그러하니 넘어가자. 그러면 이번에는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질문을 바꿔보자.

 

8월 연휴가 일주일 동안 이어지는 때, 하와이의 와이키키로 휴가를 가려고 계획하고 있다. 역시 비용은 1백2십만 원이다.

 

1. 휴가 가기 전 6개월 동안 매달 20 만원씩 지불
2. 휴가에서 돌아온 후 6개월 동안 매달 20만 원 내기

 
앞선 설문과의 차이점은 구매 품목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60퍼센트가 1안의 선불 휴가를 택했다. 왜 그럴까? 내야 하는 돈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기에 휴가가 더 즐거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에 비해 2번의 후불 휴가는 찜찜함이 남는다.

"이 즐거움의 댓가로 나중에 얼마를 지불해야 할까" 라는 미약한 불안감 때문에 휴가의 상대적인 즐거움이 감소된다. 한 마디로 말해 사람들은 빚지는 것을 싫어한다. 그런데 만약 채무를 짊어져야만 한다면, 그 대상은 오랫동안 편익을 누릴 수 있는 대상에 한정된다. 예컨대, 자동차나 세탁기 같은 내구재를 말한다.

그 수명이 다 하는 날까지 효용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와이키키로의 휴가는 그 행복한 감정이 금방 사라지고 만다. 이제 추억은 남았지만 남겨진 부채는 남김없이 갚아야 한다. 그것도 장기간에 걸쳐서.

 

 

 

그간 들이 노력이 아까워 잘못을 시정하지 못한다.
예전의 경제학에서는 인간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현재의 상황과 미래의 편익을 고려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행동경제학자들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우리는 과거에 발생한 비용까지 포괄하여 판단을 내린다. 이를 매몰비용(sunk cost effect) 효과라고 한다. 쉽게 말해, 자원(돈이나 시간, 노력 등)을 투입한 후에는 그 행위를 계속하려는 경향을 뜻한다.

이는 누구나 한 번쯤, 아니 수십 번 경험해봤을 터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들인 노력이 얼만데?" "놓친 고기가 커 보인다" "본전은 뽑아야지" 라는 말 속에는 후회 회피와 함께, 본전 찾기 효과 그리고 매몰비용 등의 감정이 함께 한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축구 경기 입장권을 10만 원에 구입했다. 구경 당일 날 장대비가 쏟아진다. 당신은 비를 맞으면서도 경기를 보러 가겠는가? 여기서 만약, 관람권이 공짜로 생겼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두 경우를 비교해보자면, 축구장에 갈 가능성이 높은 쪽은 돈을 내고 티켓을 산 사람이다. 경기장에 가지 않으면 10만 원을 손해 본다는 기분 나쁜 감정을 느껴야만 한다.

그러나, 무료 입장권은 어떠한 편익이나 비용이 지출되지 않았으므로 고민 없이 관람을 포기할 수 있다. 망설임 없이 하나의 심리 회계가 마감된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시간을 변경하여 생각해보자. 티켓 구입 가격은 동일하다. 다만, 1년 전에 구입했을 경우와 바로 어제 샀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 조건에서는 하루 전에 표를 매입한 사람이 경기를 보러 갈 확률이 크다. 다시 말해, 매몰비용의 심리적인 영향은 시간이 감에 따라 감소한다.

 

이와 같이 사람들은 여러개의 심리적 회계 시스템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이익이 난 종목과 손실이 난 주식을 따로따로 보관한다. 전체를 합산하여 궁극적으로는 총자산의 증대를 추구해야 하나 손실이 난 종목에 감정적으로 집착한다. 손해를 보고 있는 주식을 빨리 파는 것보다는, 나중에 매각하는 것이 정신적으로 덜 고통스럽다.

이 글에 대해서는 나심 탈렙의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 투자에 있어서 이러한 정신적인 회계는 가망 없는 종목의 매각을 더디게 만든다. 시간의 경과하면서 주식 매수 대금은 매몰비용이 된다. 늦게 처분할 수록 감정적 고통도 줄어든다. 그리하여 참다참다가 바닥에서 파는 우를 범한다. 뒤집어 생각하면 최고점에서 추격 매입하는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다.

 

참고 논문.
# Richard Thaler, "Mental Accounting and Consumer Choice" 1985.
# Drazen Prelec and George Loewenstein "The Red and the Black: Mental Accounting of Savings and Debt" 1998.
# Richard Thaler "Toward a Positive Theory of Consumer Choice" 1980.
# Hal Arkes and Catherine Blumer "The Psychology of Sunk Cost" 1985.
# John Gourville and Dilip Soman "Payment Depreciation: The Behavioral Effects of Temporally Separating Payments from Consumtion"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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