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효과(현상유지): 현재 그대로 머물고자 한다
 

내 것이 되면 집착하게 된다.
우리의 마음은 익숙한 것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크다. 이와같은 현상유지 습성은 우리 삶의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는 다음의 지배적인 두 가지의 심리적 편향이 개입된다. 이를 차근차근 살펴보자.

첫번째는 소유효과(Endowment effect, 현상유지)다. 행동경제학자들은 머그컵 실험을 통해서 이를 입증했다. 일단의 학생들에게 학교 로고가 새겨진 머그컵을 주고 그들에게 얼마에 팔겠느냐고 물었다. 또 다른 그룹의 학생들에게는 이 머그컵을 사려면 얼마를 지불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전자는 방금 자기 물건이 되어버린 머그컵에 애착심이 생겨서 약 2배에서 17배 정도 더 높은 가격을 불렀다. 후자는 당연히 균형가보다 싼 가격을 말했겠지. 따라서 학생들간에 거래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러한 심리적 편견은 바꿔말해 그 물건을 포기할 때 생기는 고통에 영향을 받는다.

중고장터에 내 손때가 묻은 물건을 팔고나면 시원섭섭한 감정을 누구나 느끼게 된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지언정말이다. 이는 인간관계에서는 남주기 아깝다라는 심리로 발현된다. 집안 창고에 20년이 지나도 쓰지 않는 물건들이 쌓이는 연유다. 언젠가는 써 먹겠지 라는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쓸모없는 것들을 버리지 못한다.

이를 투자에 대입하면 손실이 난 종목, 앞으로도 미래가 불투명한 주식을 계속 갖고 가는 사람들이 이를 예증한다. 본전심리와 더불어 이런 소유효과도 한 몫하는 것이다. 내가 한번 인연을 맺은 주식은 웬만해서는 팔지 못한다. 이런 맹점을 알고 있기에 증권사는 한 직원이 같은 주식을 몇 년 이상 분석하지 못하게 순환배치를 하기도 한다.

즉, 소유효과로 인해 하락하는 주식을 팔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귀찮음을 피하려는 우리의 본능.
사람들은 관성의 지배를 받는다. 변화와 혁신을 꺼리는 것은 우리의 천성이다. 좋은게 좋은 것이여, 구관이 명관이다. 그놈이 그놈이다. 라는 말들은 모두 현상유지(status quo bias) 편향을 반영하는 말이다. 우리네 삶에서 진보 진영이 세를 얻기가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 심리적 편견에서도 기인한다. 한마디로 말해 인류는 귀찮은 것을 싫어한다.

현상유지 편향은 손실혐오와 소유효과가 결합되어 작용된 결과다. 그리하여 상승효과를 가져온다. 1+1=3 이 되는 것이 현실세계다. 이와 더불어 변화를 어렵게 만드는 또 한 가지 요인은, 아이러니 하게도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다. 우리는 나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두려워해서 자기판단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이를 작위의 후회라고 명명하는데 이는 다음 글에서 살펴보자. 투자에서 현상유지 편견은 포트폴리오의 구성종목이 변하지 않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물론, 잘 배합된 경우라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 20여개의 종목으로 바스켓을 구성했다면 이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다.

시간이 지나고 경제환경이 변하면 이 중에는 분명 시대에 맞지 않는 주식이 생겨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잡초를 뽑아버리지 못한다. 게다가 투자 대안이 많을 수록,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을 수록 현상유지 편견도 증대된다. 바꿔말해, 투자결정이 복잡할 수록, 자신이 아는 것이 적을 수록 아무런 손질을 하지 않게 된다. 아니 못한다.

2018년 상반기에 염화보다 더 뜨거웁게 타올랐던 비트코인 투기를 떠올려보자. 잔잔한 수면과 같은 명징한 "단칼에 끝내는 투자" 홈페이지에도 가상화폐 글이 올라왔을 정도이니 그 버블이 어떤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아뭏든 수많은 젊은이들이 피해를 보았는데 한 때 2천6백만원에 육박하던 가격이 2018년 말에는 약 3백5십만원 정도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90퍼센트의 붕락이다. 이와 같은 거품의 붕괴에도 수많은 청년들이 그대로 빚투코인을 갖고 있다. 그 까닭을 지금까지 살펴본 인간의 약점에 대입하면 많은 부분이 설명된다. 한 참 잘 나갈 때에는 더 올라간다는 착각과 염원에 매몰되어 팔지를 못한다. 내려갈 때도 못 판다.

자기과신과 앵커링, 본전심리와 손실혐오, 소유효과와 현상유지 편견 등의 감정에 압도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기의 한 생각에 사로잡히면 주변의 조언을 받아들일 수 없다. 오로지 몸소 경험을 통해서만 깨달을 수 있다.

 

참고 논문
# Richard Thaler "Toward a Positive Theory of Consumer Choice" 1980.
# William Samuelson and Richard Zeckhauser "Status Quo Bias in Decision Making" 1988.
# Daniel Kahneman, Jack Knetsch, and Richard Thaler "Experimental Tests of the Endowment Effect and the Coase Thorem" 1991.
# George Lowenstein and Daniel Kahneman "Explaining the Endowment Effect"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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