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부조화: 잘못된 것임을 알더라도 해결하지 못한다.
 

 

모순 대비가 클수록 극단적인 자기합리화가 이루어진다.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인지불협화)란 모순된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는 그것에 압도 당해 자기자신을 합리화 하는 것을 뜻한다. 쉽게 생각해보자. 담배를 피면 폐암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흡연자들은 이를 두고 이렇게 변명 한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은 90 평생을 담배와 함께 살아오셨지만 아직도 정정하게 활동을 하신다.

이 얘기인 즉슨, 금연을 선택하기 보다는 끽연의 정당성을 찾고 거기에 나를 꿰어 맞추겠다는 의미다. 특히나 인지불협화가 잘못된 신앙과 짝을 맞추면 교주를 따라 자살하는 참극이 발생하기도 한다. 말세론과 휴거를 떠올려보라. 이 경우 모순되는 상황이 극단적일 수록 그 부조화의 정도는 커진다.

단칼이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는 책 중의 하나가 "루시퍼 이펙트: 무엇이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 이다. 숙독 후 정리를 해 놓은 것이 있으니 여기서 인지부조화의 가장 비참한 예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글로 이동한다.

 

여러사람이 짜고서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것은 무척이나 쉬운 일이다. 앞선 뮬러리아 환상에서 모든 사람들이 첫번째 화살표 그림이 두 번째 보다 커보인다고 주장하면,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동조하게 된다. 아무리 독립적인 사고를 가졌다고 착각하는 사람일지라도 말이다.

이에 관해서는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의 "권위에 대한 복종" 실험이 널리 알려져있다. 유튜브에 관련 동영상이 여러개 있으니 꼭 시청해 보길 바란다. 단칼이 보건데 세상의 모든 컨텐츠가 YouTube로 모이고 있다. 대양보다 더 넓은 플랫폼으로 커가면서 지구상의 모든 지식을 빨아들이고 있다.

 

 

 

창피함이 자기파괴를 가져온다.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는 대학생 파트 타이머를 모아서 약 한 시간 동안 필름 버리는 일을 시켰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단순 노동이다. 이후 그는 "다음 교대자들이 오면, 이 일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거짓말을 하라"는 주문을 내렸다. 이 댓가로 A와 B그룹에게 각각 20불과 1달러를 주기로 했다.

실험이 끝난 후에 인터뷰가 이어진다. 전자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사실 필름 버리는 일은 되게 재미가 없었다고 말이다. 그러나 후자는 실험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고 공격적으로 거짓말을 한다. 왜 그럴까? 겨우 1달러를 받으려고 내가 거짓말을 했단 말인가? 몹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겨우 1천원 밖에 안 되는 푼돈 때문에!

이렇듯 부조화의 간극이 클 수록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쉽게 속인다. 수치심은 때때로 우리를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나쁜 방향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그럼 투자의 세계에서 인지부조화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손실의 굴욕감은 매각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심각한 재무정보에 눈을 감게 만들기 때문이다.

예컨대 계속되는 적자 행진과 급격히 늘어나는 부채, 경영진의 부도덕한 행위 등을 애써 무시한다. 언젠가는 상황이 나아질거라고 자기자신을 기만한다. 투자가 실패했음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모순의 격차가 커질 수록 인지불협화의 늪에 빠지기 쉽다.

 

특히나, 학식이 높은 사람이거나 고위직에 있는 인물, 세상에 널리 알려진 유명인, 고소득 전문직종에 속한 이들이 그러하다. 내가 얼마나 잘 나가는 사람인데 고작 이 땡전 얼마 때문에.... 내 사회경제적 위치가 어느 정도인데 진짜 쪽팔리게..... 이와 같은 창피함,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는 생각이 부조화를 키운다.

그리고 당연히 바스켓은 작살이 난다. 또한 인지부조화는 새로운 정보를 자기가 유리한 쪽으로 편집하여 저장케 한다. 그래서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못하고 눈 뜬 장님이 되어 버린다. 따라서 우리의 기억 속에서는 힘들었던 과거의 일도 추억으로 남는다.

즉, 투자자들은 지난 날의 초라했던 실적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자기 자신은 꽤 괜찮은 수익을 낸 것으로 기억을 바꿔버린다. 이런 까닭으로 투자에 실패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돈을 잃는다. 반성적인 두뇌의 작동을 애써 눈감아 버리므로 어리석은 행동을 바꾸지 못한다. 속 된 말을 쓰자면 호구인 셈이다.

 

참고 논문과 서적.
# Leon Festinger, Henry Riecken, and Stanley Schachter: 예언이 실패할 때(When Prophesy Fails, 1956).
# Leon Festinger의 인지 부조화 이론(A Theory of Cognitive Dissonance, 1957), 김창대 역, 나남
# George Akerlof and William Dickens "The Economic Consequences of Cognitive Dissonance" 1982.
# Robert Knox and James Inkster "Postdecision Dissonance at Post Time"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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