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원료홍차를 배합하는 이유는?
홍차의 제조는 와인을 만드는 것처럼, 생산지에서만 제조가 가능하다. 즉, 차나무에서 채취한 생엽은 짧은 시간안에 바로 제다공장으로 옮겨져 지체없이 가공을 해야만 한다.

홍차공정을 요약하면, 먼저 차밭에서 채취해 온 생엽을 위조(Withering : 수분제거)시키고, 유념(Rolling : 세포조직 파쇄)한 다음, 산화발효(Fermentation)후, 건조시키면 황차(荒茶)가 생성된다. 이후 불순물 등을 제거하는 공정을 거친 다음 크기와 모양에 따라 등급을 나누면 완성차에 가깝게 된다. 여기에 숙련된 전문가에 의해 배합(Blending)과정을 거치면 비로서 홍차가 완성 된다.

이 배합 공정이 바로 홍차의 핵심이기 때문에, 이러한 블랜딩은 각 홍차 제조업체(메이커 대신에 Blenders or Packers의 표현을 쓴다.)의 철저한 비밀에 가려져 있다. 마치 우리가 콜라나 라면스프의 성분배합을 정확히 알 수 없듯이 말이다.

또한, 홍차를 만드는 모든 공정을 똑같은 상태로 해서 작업을 한다해도, 채취시기나 연도, 달, 날짜등에 따라 품질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반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같은 레이블의 홍차가 맛과 질이 일정치 않고 들쭉날쭉하다면 구매하는데 상당한 애로사항이 있게 된다. 더욱이 품질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면 안정적인 홍차를 즐기기란 더욱 애매해진다.

따라서, 홍차의 안정적인 품질과 가격을 보장하기 위해, 여러 다원에서 생산되는 황차를 구입하여 서로 배합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즉 블렌딩이란 여러 종류의 황차를 배합해서 특정한 품질의 차를, 맛의 변함없이 안정적이고 일정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배합을 거쳐 완성차로 만들기에 시간과 공간, 가격의 제약없이 특정한 품질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차의 생산시기가 차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므로, 아무리 같은 지역에서 생산된 차라 하더라도 채취시기가 다른 차는 맛에 큰 영향을 끼치게 마련이다.

게다가, 기계화가 되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상당수의 작업이 인간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특수성, 한정된 지역성과, 생엽만을 사용해야 하는 제조공정의 특징, 그리고 산지의 기후나 표고, 지질, 지형등의 자연조건과 그 고장의 전통적인 설비, 기계, 제조기법등의 제약을 받게된다.

이로인해 공급량이 한정되기 마련이고, 결국 균질의 홍차를 대량으로 공급할수 있는 필요성이 대두된다. 그 결과 산지의 특성을 내세우기 보다는, 레이블에 의해 소비자가 마음놓고,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양질의 차를 안정된 가격으로 공급하는 방법이 발전하게 된다.

홍차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 립튼(Lipton), 다질링(Darjeeling), 웨지우드(Wedgwood), 포숑(Fauchon)등등이 바로 이러한 블렌딩 방식으로 생산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홍차 레이블 들이다.

** 홍차의 경우는 믹싱(Mixing)이 아니고 블렌딩이라는 표현을 쓴다. 전자는 이질적인 내용을 섞는다는 의미이고, 후자는 같은 종류를 조합한다는 의미로 세분하면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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