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설차와 우전차가 좋다?
차는 수행의 방편으로 먼저 사찰에서 성행하였기에 차에 조예가 깊은 스님들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함은 당연하다. 작설차를 귀한 차로 보는것에는 이론의 없지만, 한국의 전통 덖음차에서는 그것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한다.

사람들은 흔히, 우전이니 세작등을 차의 품질로는 최고로 친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 자생차는 꼭 그러한 것만은 아닌데, 이는 초의선사가 다신전(茶神傳), 동다송(東茶頌)을 집필하면서 최상의 차는 우전차라고 말한데서 기인한다.

그러나 이는 중국과는 또다른 한국의 지리적인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은 중국보다 기온이 낮아 곡우 전후에는 차의 새순이 제대로 영글지 못한다. 즉 새순이 나오는 시기가 중국보다 더딤을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채취시기의 기후, 온도, 가뭄이나 일조량등을 고려해야지, 모두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이렇게 우전이니 세작에 목매달다 보니 차밭에 비닐을 씌우고, 야부기다 종에다가 비료나, 농약을 살표하여 인위적으로 채취 시기를 앞당기는 우스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초의선사로서는 전혀 그럴 목적이 아니었겠지만, 많은 부분을 육우의 다경을 참고로 했기에 운용의 묘를 놓친것 뿐이며, 또 이를 인간의 탐욕이 옳게 해석하지 못했을 뿐이다.

한국차 중에서 작설차는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한번쯤 마셔보기를 원하는 고급차이다. 작설이란, 찻잎이 자색을 띠고, 모양이 참새의 혓바닥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작설차는 색과 모양 둘중 어느 하나라도 만족하지 못하면 작설이라 부를 수 없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 찻잎의 색깔은 젖혀두고, 모양만 닮은 생잎을 따서 작설차라 주장하며 파는 경우가 있다.

정확히 알려드리면 찻잎의 모양만 참새 혀를 닮은 것이, 바로 여러분이 한번쯤은 듣거나 보았을 죽로차(대나무와 함께 자란 찻잎으로 만든차)라 한다. 외양만을 중시하는 일이 차에서도 나타나니 이것이 또한 요즘의 세태를 반영하는지 모르겠다.

인간의 혀만 거짓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참새의 혀도 거짓을 말한다. 아뭏튼 혀란 놈은 아주 요사한 녀석임에 틀림없다.

작설차와 우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