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차를 우려내는 방법
녹차와는 구별되는 한국차를 마시는 방법은 일본처럼 꽉 짜여진 틀에 넣을 수는 없다. 일본의 다도처럼 차는 특별한 격식을 갖추고 마셔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인은 일본식이 한국에는 한국식이 있다. 우리의 한국식은 일상생활과 격리되어 보여주기 위한 차가아니다. 다반사 처럼 즐기는 것이면 족하다.

육우는 다경에서 차는 혼자 마시면 탈속하고(一人神), 두 사람이면 한적하여 좋고(二人勝), 서너 명이면 즐기고(三四人趣), 대여섯 명이면 들뜨며(五六人泛), 일고여덟 명이면 베풀고(七八人施), 그것을 넘으면 또한 잡(雜)스럽다고 했다.

초의선사의 해설로는 혼자 마시는 차를 신(神)이라 해서 신비의 경지에 이른다는 뜻이고, 두사람이 마주앉아 차를 마시면 승(勝)하다 하여 더이상 좋을 수 없다고 했다. 또 서너 사람이 모여 마시면 그냥 차가 좋아서 마시는 것이고, 대여섯 이상이 모여 마시면 평범한 음료수를 베푸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한, 정성이 깃든 한국의 전통차는 녹색이 아님을 밝힌다. 녹차라는 건 일본이 홍차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낸 일본식 명칭이라 모두를 싸잡아 녹차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한국차는 녹색이 바로 변질과 부패의 첫 신호로 여겨진다. 다신전에 보면, 차의 변질과 부패의 첫째가 녹색이라는 것이고, 두번째가 황색, 다음이 흑색이며, 마지막이 백색이라 했다.

초의선사의 다신전이 아니더라도 한국의 전통적인 가마솥에서 덖음방식으로 만든 차는 다갈색을 띄며, 이것을 우려내면 연한 호박색의 구수한 숭늉 냄새가 난다. 풀냄새나는 녹차의 맛은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맛이지 한국의 입맛에도 맞다고 장담할 순 없다.

넣은 차의 양은 대체로 1인당 2g전후인데 다관에 차를 넣고 끓인물을 유발에 한번 부었다가 약간만 식혀 다관에 붓는다. 일본식 녹차는 70 - 80도 정도로 식혀서 붓는다 하는데 한국의 덖음차는 온도에 상관치 않는다. 취향에 따라 뜨겁게도 좀 덜 뜨겁게도 마실 수 있다.

약 1분쯤후에 잘 우려난 차를 유발에 다시 붓고 찻잔에 나누어 따르면 된다. 전통 덖음차는 10여회 정도 우려마셔도 그 향과 맛, 색이 별 차이가 없으니 이 또한 우리차의 장점이다. 또한, 뜨거운 가마솥에서 덖어 만든 차이므로 녹차와 같은 떫은 맛, 쓴맛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차를 우리는 시간은 첫잔은 60초정도, 두번째는 5초, 세번은 10초, 다음 20, 40, 60등으로 늘려가며 마시면 된다. 특별히 정해진 것은 아니고 차맛의 농담에 따라 임기응변하면 된다.

다반사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조상들은 차마시기를 즐겨하였다, 격식이나 특별한 장소에서 마시는 것이 아니고, 일상의 일이되어 늘 곁에 두고 음미했던 것이다. 개인의 체질에 따라 적당히 조절하면 될것이다.

또한, 차는 냉한 성질이있어서 차게해서 마시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 그러나, 필자는 워낙 속에서 불이나는 사람이라 크게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오장육부에서 열이 많이 나는 사람이라, 차게 해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무더운 여름날 꺼내 마시곤 한다. 어찌하랴 이것이 내몸에 맞는 방식이거늘...험.험.

덖음차 우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