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차문화는 일상과 격리되지 않는다.
차로 인해 육체와 정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차를 즐기면서 맑은 이성을 유지하자. 냉철한 이성의 유지는 분명 시황판단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겠나?

조선시대의 숭유억불 정책으로 차문화는 쇠퇴를 거듭하다가, 불행했던 근현대사를 거치며 근근히 명맥을 유지해 왔다. 최근에 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좋은 현상이긴 하지만, 그 와중에 일본식 다도문화를 우리것인줄 알고 따르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일본의 문화는 튀는것을 용서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구획된 틀안에 집어넣어 형식을 벗어나는걸 참아내지 못한다. 모든 문화가 일본에 들어가면 정확히 계량, 형식화 되면서, 조금의 파격이나 여유도 없어지는게 일본문화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현재 한국에 알려진 다도는 일본식의 변형에 불과하다. 일본인 특유의 형식을 중요시 하는 다도를 우리 것인양 착각하고 있다. 차 마시는 법을 복잡하게 정해놓고 그 형식 자체를 다도라고 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도회나 다도강좌들이 대개는 이런 일본식 다도를 가르치고 있다.

이는, 일본식이라면 무조건 배척한다는 것이 아니다. 또한, 어느 방법이 더 우수하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에겐 한국인에게 맞는 차문화가 이미 고대로 부터 있었으니 그걸 한번 잘 밝혀 보자는 취지이다.

한국문화의 전형적인 특징은, 실제생활과 격리되어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모든것의 기준이 당대를 살아가는 일반 서민의 실생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그것이 사람에게 필요하다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되고만다. 특별한 공간이나 시간을 점유하지는 않는것이 한국문화의 한 전형이다.

차를 우려 마실때 일본식 녹차는 70 - 80도 정도로 식힌 물로 우려내는데 이는 일본식 쪄서 만든 녹차를 마시는 방법이다. 찐차는 열탕을 붓게되면 떫은맛과 쓴맛이 강해져서 이를 완화하고자 한데는 나온 방법이다. 그러나 한국의 덖음차는 온도에 상관치 않는다. 취향에 따라 뜨겁게도 좀 덜 뜨겁게도 마실 수 있다.

이처럼 한국의 전통적인 가마솥에서 덖어서 만드는 자생차는, 찐차에서 나는 풀냄새 비슷하고 비린내 같기도 한 불쾌한 냄새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그 우려낸 색이 연한 다갈색이며 맛 또한 구수한 숭늉 냄새가 나서, 이것이 바로 한국인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우리의 차다.

한국차를 마시는 방법은 특별한 격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것은 실생활에서 그 말대로 다반사로 일어나는 것이지, 실생활과 격리되어 저 높은 곳에 있는 무엇이 아니다. 복잡한 형식에 얽매여 진정한 본질을 알지 못한다면 이처럼 우스운 일이 없다.

초의선사는 다신전에서 한국의 다도를 정리하여 다음과 같은 한말씀으로 모든걸 담아내고 있다. 더 이상의 잡스런 설명이 필요없는 명쾌함이다. 말 그대로 선과 차는 다름이 아님을 보여 주신다. 일체의 설명이 생략되어 바로 핵심을 찔러간다.

"정조결(精燥潔)이면 다도진의(茶道盡矣)니라"

만들때 정성을 다하고 저장할때 건조하게 하며 마실때 청결하게 하면 다도는 완성된다.

  일상다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