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앙A Lion Called Christian

앤서니 에이스 버크Anthony "Ace" Bourke, 존 렌달John Rendall 지음 / 강주헌 옮김 / 갤리온

 

2007년말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두 젊은이와 사자(크리스티앙)의 재회를 담은 유투브 영상이 소개되자마자 전세계인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주었다. 다자란 사자가 --비록 6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자신을 돌봐준 준 두사람을 잊지않고 행복해 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후 한국어판으로 번역이 된 책을 구해서 읽어봤는데 역시나 좋았다. 플롯은 아주 단순하다. 동물원에 갖혀 일생을 마감할 뻔 했던 새끼 사자를, 야생에 적응시켜 아프리카의 광활한 초원으로 돌려보낸다는 이야기다.

 


 

아하! 그렇다면 비슷한 내용으로 오래전에 영화와 책으로도 소개되었던 '야성의 엘자(암사자를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실화)가 생각날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의 뒷면에는 우울한 소식이 있다. 이 베스트셀러의 저자인 조이 애덤슨과 그의 남편이자 야생화 책임자인 조지 애덤슨이 모두 살해를 당한 일이 바로 그것이다.

그녀는 예술가들이 그렇듯이 상당히 까다롭고 괴팍한 성질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조지의 일기를 바탕으로 펴낸 책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면서도 부부사이는 그렇게 좋지는 못했다. 하여튼 이런 성격 때문에 임금 문제로 아프리카 직원들과 말다툼을 벌이던 중 그에 의해 피살된다. 조지는 어이없게도 방정맞은 관광객의 조급함 때문에 죽고 만다.

캠프를 방문한 손님이 그를 재촉하다가 먼저 사파리로 출발을 했고 밀렵꾼에게 공격을 당한다. 이를 막는 과정에서 조지는 총에 맞아 사망한다. 그리고 잘 드러나지 않은 사실이지만 이 영화에 출연했던 사자 10여마리는 평생을 동물원 우리에 갖혀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잠시 이야기가 샛길로 빠졌는데 다시 돌아가보자.

 

저자인 앤서니와 존은 어느 날 무작정 오스트레일이라에서 런던으로 향했다. 특별한 목적은 없었고 그저 평범한 여행자였을 뿐이다. 그리고 운명처럼 --백화점 판촉행사에서-- 크리스티앙을 만나 자신들의 직장인 가구점 지하실에서 어린 사자를 키운다.

동네방네 소문이 나면서 방송국에서도 취재를 하러 오고 영국의 유명인사들도 자주 들르는 명소가 된다. 어느날은 야성의 엘자에서 주연을 맡았던 두 배우(빌 트래버스와 버지니아 매캐너 부부)가 크리스티앙을 찾아온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은 몇 개월 뒤에 조지 애덤슨에게로 이어지며 빈틈없는 새끼 사자 야생적응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훗날 그는 [나의 자랑, 나의 기쁨]이라는 자서전에서 "크리스티앙과 함께한 시절이 내 삶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 이라고 적고 있다.동물원에서 일생을 마감할 뻔 했던 어린 사자는,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성공적으로 아프리카에 적응하게 된다. 그리고 물론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며 한 무리의 사자가족을 이끈다.

이러한 과정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은 것이 바로 유투브에 올려진 짧막한 동영상이다.

책을 읽다가 ㅎㅎㅎ 웃어버린 대목이 있다. 크리스티앙이 인간 친구인 유니티와 즐겨하던 놀이가 있는데 그 자세가 아마도 평생 기억될 것이다. 일명 손수레 놀이. 유니티가 뒷다리를 번쩍 들어올린 상태에서 녀석이 앞다리만으로 어기적어기적 걷는 것을 말한다. 레슬링 선수가 하는 훈련의 일종을 생각하면 된다. 패시브? 빠떼루 자세였던가? ^ ^

이렇게 귀여운 사자였지만 역시 맹수다운 본능을 보여준다. 작가들에 의하면 크리스티앙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백수의 왕 답게 말이다. 그러나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자기가 어떤 행동을 가했을 때 화들짝 놀랄 만한 사람을 본능적으로 알아냈고 그런 사람들에게는 집적대는 걸 즐겼단다. 아 그녀석 참.

참 재미있게 읽었던 도서 중 하나다. 아이들에게 동화 형식으로 읽어주며 어른들도 같이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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