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인연의 산삼 캐기 체험.

Panax Ginseng Carl Anton von Meyer, 1843 산삼[saːnsaːm]
Apiales 미나리목 - Araliaceae 두릅나무과

 

 

기이한 인연이다.

나비 사진을 찍으로 강원도 쪽으로 갔다가 차를 놓치고 어쩌나 하던 차였다.
뭔가 신묘한 기운을 느꼈는지? 혹은 그것을 무의식에서 잡아채어 행동으로 이끌었는지?
전생의 복을 받았는지? 아뭏든 쉼터에서 벌떡 일어나 차도로 향했다.
마침, 멀리서 커브길을 돌아 오는 차를 발견하고 머뭇거림 없이 손을 들었다.

홀인원.

그렇게 차를 얻어 타고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대화를 하다 보니, 이 차주 양반. 심마니였다. 그것도 정말로 타고난 진짜진짜 심마니.
서울로 오는 내내 산삼 얘기로 꽃을 피웠다.
들으면 들을 수록 흥미롭기 그지 없는 심메마니의 세계였다.

그이와의 이 기묘한 인연으로, 같이 산을 타면서 삼을 찾아보기로 약속을 잡았다.
그렇다. 난생 처음으로 심마니를 따라 산삼 캐기 체험을 해 보는 것이다.

 

 

7월 말, 여름이 성큼 다가와 후덥지근한 날씨였다.
M 선생과 그의 동료 R 선생, 그리고 나 까지 3명이서 강원도로 향했다.
삼이 있을 만한 산세를 살핀 다음, 그리로 입산하여 심을 찾는다.

도라지는 양지를 좋아하지만 산삼은 음지성 식물이란다.
따라서, 동북 방향에 계곡 사이 안개가 끼는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또한, 수종은 활엽수와 침엽수가 반씩 섞여서 자라는 데가 좋다고 이른다.

 

 

심마니 M 선생이 초보자에게 가르쳐 주는 포인트는 이렇다.

"잎이 5개인 풀을 찾으세요."

이 한 마디를 금과옥조 삼아서 안구가 튀어나올 정도로 두리번두리번.....
아무리 찾아도 발견할 수 있을리가 없지. 실물로 한 번도 본적이 없으면서 말이다.
생초보가 처음 나온 날 삼을 발견할 수 있을리가 없다.
이렇게 쉽게 발견되면 삼이 아니지. ㅎㅎㅎ

 

 

 

 

 

 

이러저러한 시간이 흘러간다.
점심 때가 지나고 얼추 배가 고파질 무렵, 동행한 심마니 R 선생이 4구 짜리 삼을 발견했다.
눈 앞에서 5개의 잎을 가진, 산삼 실물을 보니 정말로 신기하기 그지없다.

여기서 잠깐 용어설명을 해보자.
뿌리에서 줄기가 나와 2갈래로 갈라지면 각구라 칭한다.
3갈래면 삼구, 4갈래면 사구.

4구까지는 그런데로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5구 짜리는 평생에 두 세번 캘까 말까 할 정도로 귀하고,
6구 이상은 전설속에나 존재할 수 있는 삼이라고 보면 된다.

 

 

 

 

심봤다!!

영화나 소설에서 보면 산삼을 발견하고 나서 외치는 소리다.
하지만 심봤다를 외치는 것은 뻥이다.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캐서 하산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여간 R 선생 옆에 한 동안 앉아서 삼캐는 방법도 살펴 볼 수 있었다.

 

다시 M 선생을 따라서 산을 탄다.
날이 더워 잠깐 한 눈을 파는 사이, 우거진 풀숲으로 들어간 M 선생을 놓쳤다.
불과 10여 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었다.
이렇게 필자의 산삼 캐기 첫날은 어이없이 끝이 나 버렸다.

그날 오후 들어 하산하는 길에 M 선생은 무려 7뿌리나 삼을 캤다.
사구 짜리가 2개, 삼구가 1개, 나머지는 각구였다.

그렇다. R 선생은 4구 짜리 한 개가 오늘의 결실이었고 나는 꽝.
귀경하는 차에서 삼 얘기로 지루한 줄 모르고 또다시 수다를 떨었고,
심마니 M 선생의 배려로 삼구 짜리 삼을 공짜로 얻어왔다.
R 선생에게도 삼이 하나 분배되었다. 얼씨구 좋구나.

 

 

 

타고난 심마니

M 선생은 독학으로 저절로 매우 자연스럽게 심마니가 된 사람이다.
처음에는 자기도 다른 심메마니를 따라서 산을 탔다고 한다.
그렇게 동행한 날에 자신의 눈에 삼이 들어왔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날 캔 모든 산삼을, 같이 간 심마니가 몽땅 챙겼다고 한다.

이런 어이없는 일이 있나? 아뭏든 그 시절의 심마니 풍습은 그랬다고 하니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이의 말에 따르면, 삼 캐러 가자고 한 사람이 그날의 결실을 모두 가져가는 것이라고 함).  

이런 경험 후에 홀로서기로 심마니 생활을 여지껏 하고 있다.
그날 같이 간 심마니는 발견하지도 못한 삼이, 자기 눈에는 그냥 보인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정말로 심마니 재능을 타고난 인물이다.
게다가 베풀 줄 아는 인심이 더해져서, 그이를 진짜 심마니로 만드는 것이리라 짐작해본다.  

 

 

그 후, 내 손으로 꼭 한 번은 삼을 캐고 싶다는 염원으로 M 선생과 다시 약속을 잡았다.
이렇게 몇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나도 3구 짜리 삼을 캤다.
그 날의 희열이야 말로 설명할 수 없다.
피곤할 줄 모르고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경험을 했다.
사실은 심마니 M 선생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M 선생이 4구 짜리 삼을 캔 후에,
근처에 산삼이 더 있을 것이니 한번 뒤져보라는 말에 용케 발견한 것이었다.
사실은 나를 위해서 기회를 준 것이겠다. 자신이 다 캤을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아뭏든 이렇게 해서 내 산삼 캐기 첫 체험이 끝났다.
내년에도 같이 동행해서, 이번에는 아무런 도움도 없이 산삼 발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ㅎㅎㅎ

 

 

참고로, 언론에 보도되거나 보통 사람들이 캤다는 삼의 대부분은 산양삼이라고 한다.
이는 산삼 씨앗을 받아서 산에 뿌려 키운 삼이다.
진정한 산삼은 천종이라고해서 정말로 자연상태에서 자라난 것을 으뜸으로 친다.

효과라는 측면에서 보면 산양삼과 천종은 엄청난 차이가 나며,
전자의 경우 산삼의 특징인 뇌두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장뇌삼은 인삼씨를 산에 옮겨 심은 것으로 뇌두가 있고,
조삼은 새가 인삼 씨앗을 먹고 산에 배설한 것이 자라난 것이라 한다.  

그러니 인삼밭 부근에서는 대개 조삼이 자라며, 이경우 뇌두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또한 자신의 경험으로 보자면, 6년근 인삼은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한다.
5년 째부터 뿌리가 썩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농약을 많이 친다고 하며,

특히나 중국에서 들여온 장뇌삼은 농약 덩어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 인삼을 먹을 요량이라면 4내지 5년근을 선택하는 것이 속지 않는 방법이란다.
아뭏든, 내년에 기회가 되면 산삼 캐기 체험기를 2부 격으로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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