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은 언제나 요염하다, 고양이

Felis catus (Linnaeus, 1758) 고양이
Carnivora 식육목 - Felidae 고양이과

 

 

녀석은 인사동 거리에 터를 잡고 사는 암코양이다.
길고양이임에도 사람에게 치이지 않아서 경계심이 한 결 덜하다.
게다가 새끼를 돌보고 있는 어미임에도 처음보는 필자를 거의 경계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처음에는 수줍어 하면서 눈빛을 살포시 아래로 내려깔고 있다. ㅎㅎㅎ
사실 처음 만난 고양이를 뚜렷이 쳐다보는 것은 녀석들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는 표현이다.

따라서 정면으로 쳐다보지 말고 시선을 살짝 비껴서 무심한듯 힐끔거리며......
아니면 눈꺼풀을 깜빡이면서 '처음 뵙겠소이다' 하고 인사를 하는 것이 좋다.

 

 

놈이 아닌 년은 이렇게 필자에게 접근을 허락했다.
사람의 눈에는 다소곳하게 보이는 자태이지만
(그래서 엄청나게 요염해 보임)
첫만남의 예의를 차리느라고 나와 눈빛을 마주치지 않은 것이다.

이 낯선 시간이 지난 뒤에는 필자를 직시한다.
자신에게 해꼬지를 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 모양이다.
꼬리를 감아돌아 앉아 있는 폼새가 한 폭의 그림같다.

그렇다. 조선후기 화가인 변상벽의 묘작도가 생각나는 자태다.
김홍도의 맹호도에 나온 바로 그 자태다.

 

 

 

 

통성명이 끝나자 녀석은 따땃한 햇살을 만끽하면서 늘어지기 시작했다.
카메라 셔터에도 그다지 반응을 하지 않는다.
좋구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을 수 있겠다.

마구마구 셔터질을 해보자. 이런 장면은 찰칵이라는 의성어로는 부족하다.
'촬꽉'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꽉꽉, 이미지를 눌러서 담듯이 수십장을 찍었다.

 

 

 

 

후다닥, 천방지축 새끼 고양이가 어미 품으로 달려들어왔다.
어흥! 거리며 새끼와 장난을 치는 어미. 그 뒤로 일가족으로 보이는 다른 고양이도 왔다리갔다리.
대장격인 수코양이를 중심으로 한 무리의 가족이 이곳에 터를 잡고 있다.

인근의 주민들도 녀석들을 쫓아내지 않고 함께 어울리고 있다.
매일 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마음씨 좋은 아가씨도 있고,
그러다보니 녀석들이 굶주림에 쓰레기 봉투를 찢는 일은 없다.

 

 

 

문득, 고양이와 함께 하는 체험 상품도 기획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가령, 얼마전에 서울시에서 주최한 '노들섬의 새로운 활용방안 모색을 위해 시민 아이디어 공모'가 있었다.
노들섬을 아예 고양이들의 안식처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일본의 원숭이 공원이나 싱가포르의 나비정원 처럼 말이다.
슬로건은 '고양이를 보고 싶다면 노들섬으로' ㅎㅎㅎ
내외국인 구분없이 누구에게나 꽤 재미난 관광 상품이 될 것 같다.
으흠! 그런데 이렇게 되면 양심없는 허섭스런 인간들이 온갖 동물들을 버리고 갈테지 쯧쯧쯧.

 

 

아뭏든 나는 요염한 녀석과 작별 인사를 하고 길을 나섰다.
물끄머미 쳐다보는 그미의 눈빛이 마치 잘가라고 말하는 듯 하다.
흠! 사실은 새끼를 돌보고 있는 어미의 예민한 눈초리가 아닐까? ^^
아뭏든, 계속해서 요염하라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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