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줄박이와 여름 나기 - 겨울 준비

Parus varius Temminck & Schlegel, 1848 곤줄박이
Passeriformes 참새목 - 박새과 Paridae

 

 

박새과에 속하는 곤줄박이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고운 줄이 박힌' 새라는 뜻이다.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가 참새라면, 어느 산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새가 바로 곤줄박이다.
몸집은 둘다 비슷하지만, 모양과 서식지는 전혀 딴 판이다.
참새에 비하면 곤줄박이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자태를 가졌다.

 

 

눈동자 주위로 검정색에 가까운 남색의 깃털이 정수리까지 뻗치며,
그 아래 이마와 뺨 사이로는 황금색과 주황색이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턱 밑으로도 남색 깃털이 자리하면서,
마치 목걸이처럼 목 주위를 빙 둘러서 정수리의 고운줄과 맞닿아 있다.
배 쪽으로는 갈색이 약하게 감도는 주홍색과, 농촌 들녘의 황금빛 물결같은 색이 그라데이션으로 펼쳐진다.
날개죽지와 다리, 그리고 주둥이와 꼬리는 회색빛이 비취는 연한 남색이다.

서식지도 전혀 다르다.
참새는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으나, 곤줄박이는 산에만 산다.
그렇다고 첩첩산중의 험한 곳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우리땅, 주변의 어느 산에서나 만날 수 있다.

 

 

 

 

 

 

 

이 사진을 촬영한 때가 8월말.
이제 막 둥지를 떠나서 스스로 먹이를 구하기 시작하는 어린 녀석이다.

제법 모양새를 갖춰가는 중이다.
뽀송뽀송하지만 연하고 성긴 깃털을 보면, 성조의 그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란다.

색깔이 진해지고 깃털의 연결 구조가 치밀하고 단단하게 여며진다.
매서운 겨울 한파를 이겨내려면 체온 유지는 필수이므로 단열이 잘 되어야 한다.
조류의 깃털은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최고의 단열재다.
여기에 방수 기능까지 더해졌으니 일러무삼하리오다. ㅎㅎㅎ  

 

녀석들이 제일 좋아하는 먹이는 곤충이다. 그 다음으로 견과류도 매우 잘 먹는다.
땅콩을 손바닥에 올려 놓으면, 어느 틈엔가 포로롱~ 날라와서는 냉큼 물고 파다닥!
주변의 나무위로 올라가 쪼아 먹는다.

 

 

 

자연의 생명이 그렇듯이, 곤줄박이의 세계에도 경쟁이 있다.

서열이 낮은 녀석은 지위가 높은 놈에게 먹는 순서를 양보해야 한다.
만약 자신의 차례를 지키지 않을 경우 쫓김을 당한다.
경쟁이 있으면 반대로 모성애도 있다.
성조와 유조가 같이 있을 때는, 어미가 새끼를 먼저 먹게 한다.

당대를 살아가는 지금, 누구나 머리가 복잡하다.
나는 곤줄박이와 함께 잠시나마 세상사 시름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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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줄박이와 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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