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남동'은 어떻게 생긴 지명인가 했더니
매봉산의 한강 풍광과 버티고개의 한양도성길
 

 

응봉근린공원(금호산)에서 매봉산으로 이어지는 산자락에는 네 동네가 마주하고 있다. 약수동과 금호동, 옥수동, 한남동이다. 야트막한 동산이라 산책하기도 좋을 뿐 아니라 세 곳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치만으로도 걸어볼 가치가 있다.

응봉공원에서는 약수동 일대 넘어 남산의 새로운 면목을 감상할 수 있으며 매봉산에서는 성수대교와 영동대교 너머로 잠실벌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버티고개 다산팔각정에서는 다산성곽길의 시작점으로서 북한산까지 조망할 수 있어 감탄이 나오는 비경이다. 지리적 위치를 보면 다음과 같다. 산책의 시작은 5호선 신금호역 5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금호산에서 배봉산, 남산으로 이어지는 산책 코스 응봉근린공원에서 매봉산, 버티고개역의 산책 루트

▲ 금호산에서 배봉산, 남산으로 이어지는 산책 코스 응봉근린공원에서 매봉산, 버티고개역의 산책 루트.

ⓒ Daankal Lee
 

 

고개 방향으로 조금 걸어오르면 마을버스 성동05번의 종점이기도 하며 응봉근린공원의 시작이기도 하다. 바닥에 깔린 야자매트를 기분 좋게 밟으며 철쭉과 영산홍을 눈요기하다 보면 바로 우수 조망지점이 나온다. 신발에 먼지가 붙기도 전에 이르므로 첫 출발이 좋다. 약수역과 남산 자락에 세워진 신라호텔, 그 옆으로는 국립극장(해오름극장)이 자리하고 있다.

금호산 정상부에서 바라보는 한강 풍광은 시야를 가려서 아쉽지만 나름대로 기분 전환을 하기에는 괜찮다. 매봉산에서 바라보는 풍취가 뛰어나니 그것을 위한 애피타이저라고 여기면 될 것이다. 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주민들을 위한 쉼터와 봄꽃들을 감상할 수 있다. 3호선 금호역 부근에 이르면 작은 도서관이 있다. 동네 주민뿐 아니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간단한 음료도 마실 수 있고 아기자기하다.

바로 아래쪽, 매봉산 기슭의 동호초등학교에도 성동구립숲속도서관이 있다. 산책 전후로 아이와 함께 들러보면 괜찮을 것이다. 응봉공원과 매봉산은 구름다리로 이어져 있다.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기에 구름다리임을 인식하지 못한다. 이 지점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3호선 금호역이 바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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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한남동'은 어떻게 생긴 지명인가 했더니 #18

 

 

금호동의 옛 이름은 한자로 수철리(水鐵里)다. 가운데 글자 철(鐵)에서 금(金)자를 따오고 수(水)에서는 호수(湖)로 치환하여 금호동이 되었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는 '물가의 마을'이라는 뜻에서 왔다는 설이 있다. 우리나라 전역의 동네 이름에 무쇠막, 무수막, 무수리란 지명이 많은데 모두 물가를 뜻한다.

조선시대 때 이 일대는 대장간 마을로서 솥과 더불어 각종 농기구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약수동과 금호동이 포함된 중구 신당동 일대에는 여전히 쇠로 된 주방용품 시장이 성업중이다. 길거리 음식 중 하나인 풀빵이나 붕어빵 무쇠틀을 제작하는 곳이 바로 이 동네다. 신당동 떡볶이 거리도 이런 전통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신당동 중앙시장과 왕십리 왕십리가구거리에서는 각종 인테리어 가구를 팔고 있고 신당역을 중심으로 지하상가에는 횟집이 늘어서있다. 그 옆 황학동에는 주방거리가 있는데 곧 있으면 이 일대에 여러 오피스텔이 지어질 것이므로 옛 풍취를 볼 수 있는 때가 몇 년 남지 않았다.

 

 

매를 날리던 매봉산에서 보는 한강 풍광
길을 따라 매봉산 정상으로 가보자. 군부대 시설이 드문드문 남아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정상부에 가는 도중 오른쪽 길로 빠지면 버티고개를 넘어서 남산으로 이어진다. 왼쪽길을 택하면 팔각정에 이르고 더 나아간다면 한남동으로 내려갈 수 있다. 이정표가 있기는 하지만 샛길이 여러 갈래로 나 있어 약간 헷갈릴 수도 있다.

 

매를 날리던 매봉산 정상의 탁 트인 시야. 매봉산 정상(팔각정)에서 바라본 한강 풍경.

▲ 매를 날리던 매봉산 정상의 탁 트인 시야. 매봉산 정상(팔각정)에서 바라본 한강 풍경..

ⓒ Daankal Lee
 

먼저 산마루 팔각정으로 코스를 잡아보자. 정자에 오르면 여기서 바라보는 한강의 풍광이 근사하다. 시야를 가리는 건물이 없어서 저멀리 남한산성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반대편의 풍취까지 볼 수 있으면 더할나위 없으나 이 정도면 훌륭하다 할 것이다. 팔각정에서 우측 샛길로 빠져 내려오면 한남더힐아파트가 나온다.

유엔빌리지와 함께 한남동 부촌을 이루는 장소다. 대기업 회장과 유명 연예인이 거주하는 곳이라 한 눈에 봐도 고급 주택가임을 알 수 있다. 이쪽으로 내려오는 길에서는 특별히 눈에 띄는 조망은 없지만 흙길을 밟아보는 기분은 산책코스로서 괜찮은 편이다. 한남동의 이름은 지리적 위치에서 기원한다. 한강의 첫 글자와 남산의 앞 자를 합쳐서 만들었다.

 

한양도성길의 시작점 버티고개 다산팔각정
매봉산마루 갈래길에서 북서쪽 버티고개 방향을 잡으면 반얀트리클럽을 지나 남산으로 나갈 수도 있고 신라호텔을 기준으로하여 다산성곽길을 거닐어 볼 수도 있다. 응봉공원에서 볼작시면 호텔이 남산의 풍광을 가려서 어색하지만 이 지점에서 바라볼 때는 조망이 좋은 장소에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산팔각정 앞에서 시작되는 한양도성길 버티고개역으로 올라와 다산팔각정(성곽마루) 갈림길에서 바라본 장충동.

▲ 다산팔각정 앞에서 시작되는 한양도성길 버티고개역으로 올라와 다산팔각정(성곽마루) 갈림길에서 바라본 장충동.

ⓒ Daankal Lee
 

한편, 약수동에서 한남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와 장충동에서 한남동으로 이르는 길을 버티고개라 한다. 옛날 순라꾼들이 야경을 돌면서 '번도'라고 외치며 도둑을 쫓았는데 이 말이 변하여 버티고개가 되었다. 당번 할 때의 번(番)자와 우뚝할 치(峙)를 써서 번티고개라고 하였고, 이 단어가 시간이 지나면서 발음하기 편하게 버티고개로 바꼈다.

약수동의 지명도 이 고개에서 유래하는데 버티고개에 이름난 약수가 있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한남동과 금호동 사이의 옥수동 역시 옥정수라고 하는 우물터에서 나온 지명이다. 약수나 옥수가 있으면 같이 따라오는 무당도 있기 마련이라 신당동의 이름이 여기에서 기원한다. 옛날에 무당촌이었던 지역이라 신당(神堂)이었으나 갑오개혁 때 새로울 신(新)으로 바뀌었다.

 

서울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남산타워 반얀트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색다른 남산 풍광.

▲ 서울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남산타워 반얀트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색다른 남산 풍광.

ⓒ Daankal Lee
 

이번 산책기에서는 반얀트리클럽까지만 소개할 것이므로 다산팔각정(성곽마루)에서 이정표를 따라 북서진하면 된다. 팔각정은 산세에 묻혀 있기에 주변의 풍광을 보기는 어렵다. 산책길에서 쉬어가는 장소로 여기면 될 것이다. 반얀트리클럽까지는 가보면 괜찮을 것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남산타워의 자태가 제법 볼 만하다. 길을 건너면 남산국립극장이고 벚꽃길을 걸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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