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숨통, 현충원의 사계를 담았습니다
단칼에 끝내는 서울 여행
 

서울시민에게 국립서울현충원은 선거가 끝나면 정치인들이 제일 먼저 참배하는 장소 쯤으로 여겨질 것이다. 아울러 묘지라는 선입견 때문일까? 특별한 행사일이 아니라면 그렇게 많이 찾는 곳은 아니다. 그렇기에 필자에게는 사색의 장소로서 그만이다.

주말에는 143만㎡에 이르는 호젓한 장소가 온전히 내 차지가 되어버린다. 이렇게 걷다 보니 복잡한 생각이 정리됨과 더불어 현충원의 4계를 담게 되었다.

 

서울 현충원

▲ 서울현충원의 해질녘 가을 풍광 동작역에서 바라본 국립서울현충원 종합민원실과 서달산

ⓒ Daankal Lee
 

 

서울 시민은 그렇다 치더라도, 의외로 동작구민들조차 이렇게 좋은 산책로가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 그저 정문으로 들어와 현충탑에서 헌화를 하고 주변을 대충 둘러보고 나간다. 눈에 보이는 것이라야 비석 뿐이기에 말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10년 넘게 살아온 필자가 제안하는 외곽 산책로를 걷다보면 머리가 상쾌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현충원

▲ 현충천에 피어난 금계국과 코스모스 가을을 물씬 느끼게 하는 현충천에 심어진 금계국과 코스모스

ⓒ Daankal Lee
 

 

뿐만 아니라 현충원 내부에는 천불을 모신 호국지장사가 있고 창빈 안씨(중종의 후궁이자 선조의 할머니)의 신도비무묘소도 있다. 또한 2개의 연못이 자리하는데 정문 왼쪽에는 현충지, 가장 안쪽에는 공작지가 있다. 청사 옆으로는 호국종과 능수버들, 중앙에 너른 겨레얼마당 등등 볼거리가 오밀조밀하다.

현대에도 풍수라는 게 있을까? 지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정상에서 한강변을 바라보면 탁 트인 조망에 햇볕이 따뜻하게 비추어서 명당임을 짐작케 한다. 백문이불여일견. 지도로 정리해보면 흑석동-상도동-사당동-방배동-반포동 사이에 자리해 있어 요지임을 알 수 있다.

 

국립묘지

▲ 국립서울현충원 지도 국립서울현충원 둘레길과 접근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지도

ⓒ Daankal Lee
 

 

강북의 허파가 남산이라면 강남의 숨통은 현충원이라봐도 무방하다. 현충원을 품은 서달산 외곽길을 따라서는 담장이 둘러쳐 있으며, 중간에 개방된 세 군데의 출입문(통문)을 통해서만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이 담장길을 따라서 마냥 걷기만 해도 좋고 국립묘지 내부로의 산책도 훌륭한 선택이 된다. 사실 볼거리는 안쪽에 더 많다.

여러 갈래에서 진입할 수 있지만 가장 접근이 쉬운 코스는 동작역으로 나와 현충원 좌우측 진입로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당종합체육관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이수역 10번 출구에서 마을버스(16번)를 타면 10분 내외로 도착한다. 그리고 여기서 겨우 삼십여 미터만 올라가면 출입문(사당통문)이다.

 

현충원, 국립묘지

▲ 국립서울현충원 외곽의 담장길 서달산 정상부에서 바라본 서울현충원 둘레길 코스. 펜스 안이 국립묘지다.

ⓒ Daankal Lee
 

 

이 사당통문이 서달산의 정상 부근이며 여기에서 외곽길을 걷다보면 동작대를 지나 상도동으로 갈 수 있고, 달마사를 거쳐 흑석동으로 빠질 수도 있다. 더 걷는다면 고구동산을 거쳐 노량진으로 내려갈 수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현충원 내부로 진입하여 호국지장사를 살펴보고 충혼탑으로 내려와 동작역으로 나가도 된다. 어디로든 마음이 내키는 대로 가면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코로나19로 방문이 제한되어 있다가 11월 7일부터 개방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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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서울현충원 의장대의 북치기

 

 

 

 

흑석동 달마사

▲ 서달산 자락, 흑석동 달마사에서 바라본 한강 풍경 현충원 내부의 호국지장사와 맛닿아 있는 흑석동 달마사에서 바라본 한강.

ⓒ Daankal Lee
 

 

 

현충원

▲ 메타세콰이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현충원 옆길 서달산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인 현충천 옆에 식재된 메타세콰이어 길.

ⓒ Daankal Lee
 

 

만약, 정문으로 들어와서 둘러볼 요량이라면 봄-가을철을 추천한다. 오월에는 청사 우측으로 벚꽃이 화사하게 피고 가을에는 현충지의 붉은 단풍이 볼 만하며 길을 따라 식재된 은행나무의 노란단풍이 시지각을 찌른다. 겨울에 눈이라도 내릴라치면 흰눈 덮힌 묘역의 대비가 아름답다.

 

현충원 겨레얼마당

▲ 겨레얼마당 앞에서 바라본 현충문 충성분수대 전면에 널리 펼쳐진 잔디밭이 겨레얼마당이다.

ⓒ Daankal Lee
 

 

 

호국지장사, 현충원, 국립묘지

▲ 천불이 모셔진 호국지장사의 설경 현충원 안에서만 접근할 수 있는 호국지장사. 펜스 바깥의 달마사와 이웃함.

ⓒ Daankal Lee
 

 

특히나 오월은 의장대의 시범이 있기에 현충원 홈페이지의 공지를 확인하면 일정을 알 수 있다. 군악대의 힘찬 행진과 의장대의 화려한 시범이 눈에 띄는 볼거리다. 유튜브로 검색하면 그 위용을 체감할 수 있을 터이다.

 

현충원 충성분수대

▲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충성분수대 국립서울현충원 정문으로 들어보면 바로 보이는 충성분수대의 봄날

ⓒ Daankal Lee
 

 

 

국립묘지

▲ 벚꽃이 화사하게 날리는 봄날의 현충원 국립서울현충원의 종합민원실 우측에 집중적으로 심어진 벚꽃나무길.

ⓒ Daankal Lee
 

 

한편 나라의 호국영령을 모신 곳이지만 청산하지 못한 역사로서 친일파도 묻혀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인물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63명의 매국노 무덤이 있다. 그간 이들의 묘를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있어왔으나 녹록지 않은 현실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

 

현충원, 무후선열제단

▲ 서울현충원 내부, 무후선열제단의 순국선열 위패 유관순 열사를 비롯하여 홍범도 장군 등 선열 130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 Daankal Lee
 

 

이에 관해서는 올해 동작 을을 지역구로 하는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상훈법과 국립묘지법" 개정을 통해서 진행한다고 하여 관심있게 두고 보는 중이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일시정지된 상태에다가 반대세력의 패악질로 진척이 더디기는 하지만 순리대로 풀릴 것이다. 발전은 지난하게 쌓아가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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