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제1의 단풍 여행지는 바로 이곳
전북 고창 선운사... 빛의 삼원색에 한국의 미가 더해지는 시간
 

10월 중순부터 단풍이 서서히 남하 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기어코 선운사와 도솔암의 단풍을 프레임 가득히 담아오리라 마음 먹었다. 작년에는 시기가 늦어 원하는 사진을 담아오지 못했었다. 아뭏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비몽사몽 뒤척이다 새벽에 길을 나선다.

변산반도 아래, 전북 고창군 아산면에 위치한 선운사. 가을날 단풍이 지기에 앞서서는 꽃무릇이 붉음붉음 피어나 전야제를 펼친다. 떡볶이의 진홍빛 고추장과 토마토 케첩의 빨간색을 합쳐 놓은 듯한 풍경이다. 그 모습도 좋지만 도솔천을 따라 온 산 가득히 퍼져나가는 단풍은 더더욱 아름답다.

 

선운사 도솔천

▲ 선운사 도솔천의 단풍 선운사 초입의 단풍나무가 가을옷을 입고 있다.

ⓒ Daankal Lee
 

 

도솔천을 따라 가을이 내려 앉는다
선운사 초입에는 은행나무의 샛노랑과 불기둥 같은 단풍잎, 여기에 감청색의 창공과 진녹색의 차밭이 어우러진다. 빛의 삼원색 RGB, 물감의 삼원색 CMY가 한 장소에 모여있다. 밤이면 K가 더해지는데 이는 코리아의 K.

 

전북 고창, 선운사

▲ 단풍나무 아래서 가을을 만끽하다 진입로의 단풍나무가 가을로 물들고 있다.

ⓒ Daankal Lee
 

 

한편 도솔천 양 옆으로는 녹색의 차밭이 펼쳐진다. 빨간 단풍과 녹음의 찻잎은 보색 대비를 이루어 시지각에 들어오는 정보를 배가 시킨다. 그 아래로 산사의 검은 개가 지나도 좋고 삼각대를 펼친 관광객이 자리해도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선운사, 전북 고창

▲ 차밭과 어우러진 가을나무 녹음방초의 차밭과 울긋불긋 단풍나무 아래로 검은개의 나들이.

ⓒ Daankal Lee
 

 

 

선운사 차밭, 꽃무릇

▲ 차밭과 단풍의 보색 대비 자연에서는 보기 어려운 봄의 차밭과 가을의 단풍

ⓒ Daankal Lee
 

 

 

길을 따라 한 동안 오르면 도솔암이 나타난다. 관광객 대부분이 선운사 근처의 낙엽길에 취해서 여기까지 올라오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다. 느긋하게 걸어서 반 시간 정도이면 도착하건만 말이다. 암자 옆의 커다란 바위에는 마애석불이 돋을새김 되어 있다.

 

선운사 도솔암

▲ 도솔암의 단풍길 따사로운 가을 햇살에 물든 도솔암의 단풍나무 군락.

ⓒ Daankal Lee
 

 

가을 햇살이 역사광으로 떨어지고 단풍잎을 투과한 따사로운 햇살이 두 눈 가득히 들어온다. 반투명하게 빛나는 나뭇잎 아래에서 도솔암의 풍취를 그득히 느껴본다. 햇볕과 물감의 가산 혼합, 색과 빛의 감산 섞임이 아름다운 풍경을 지어내는 자리. 볕 좋은날, 따사로운 빛살 아래서 세상의 번잡스러움을 잠시나마 잊었다.

 

도솔암, 선운사

▲ 흐느러진 단풍가지로 가을이 물든다 도솔암 내원궁 앞의 단풍나무가 햇살을 찾아 가을에 물든다.

ⓒ Daankal Lee
 

 

2019년 가을은 조금 뒤늦게 와서 11월 중순까지도 추색을 즐길 수 있겠다.

누군가는 이른 봄, 선운사의 동백꽃이 단풍과 비견될 만큼 인상적이라고 한다. 한참 봄날이 무르익기 전 벚꽃가 진달래가 어우러져 또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미의식은 매일반이라 내년 봄에도 선운사를 한 걸음에 다녀와야겠다. 나즈막한 사찰의 담벼락 뒤로 울긋불긋 가을이 내려 앉는다.

 

선운사 단풍

▲ 선운사의 가을이 무르익는다 올해 가을은 조금 늦게 와서 아직도 추색을 즐길 수 있다.

ⓒ Daankal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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