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목
이들은 모두 동물에 기생하는 생존방식을 택했으며, 피를 빨아먹는 이와 털이나 깃털을 갉아먹는 털이로 세분하기도 한다. 위생관념이 지나친 현대에는 거의 볼 수 없는 놈들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사람 몸에 사는 옷니(몸니 = 장티푸스를 옮김), 생식기 털에 사는 사면발이, 머리속에 사는 머릿니(서캐) 가 사람들에게 많은 괴로움을 주었다.

그렇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불결한 환경이나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는 쉽게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머릿니의 알을 서캐라고 하며, 암컷 1 개체당 50 ~ 150개 정도의 알을 머리카락에 붙여두는 습성이 있다. 흰색이라 눈에 잘 띄지만 점성이 있어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네 조상들의 물건중에 참빗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서캐를 없애려는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촘촘한 빗살에 걸려서 머릿니가 꼬물꼬물 나오는 장면은 생각만 해도 징그럽고 밥맛이 뚝! 떨어진다. 그러나, 경험자의 일화나 얘기를 들어보면, 알을 터뜨리는 쾌감 만큼은 에어캡(뽁뽁이)이 저리가라고 할 만큼 통괘하단다.

 

한편 '조복성 곤충기 / 황의웅 엮음 / 배연재 해제 / 이제호 그림 / 뜨인돌' 에 보면 이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에게 붙는 이는 세 종류다. 곤충을 전공하는 학도들은 머리에 사는 검둥이는 머릿니, 몸에 사는 신둥이(흰둥이)는 몸니,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에 사는 앵이는 사면발니라 부르기로 정했다.

이를 없애기 위해 옛날에는 석유나 수은 연고를 바르기도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같은 종류의 이라도 붙어사는 인종에 따라 색깔이 제각각 다르다는 점이다. 백인종과 황인종의 몸에 사는 놈은 머릿니가 검은색, 몸니는 흰색, 사면발니는 회색을 띤다. 반면 흑인종한테 붙어사는 놈들은 예외 없이 검은색이다. 이것은 일종의 보호색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인류를 계속해서 괴롭히는 위생곤충이라 재미있는 기록도 많이 있다. 프란체스코 수도원 소속의 연대기 기록자인 '후안 데 토르케마다Juan de Torquemada' 는 에르난 코르테즈가 1520년 아즈텍 왕국의 지배자 '목테주마 2세Moctezuma II' 를 포로로 잡은 후, 그 문명을 어떻게 약탈 하고 있는지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 중에서 흥미로운 사건이 있는데, 에스파냐 침탈자들이 찾아낸 몇 개의 작은 자루가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사금인 줄 알고 열었더니 이가 가득 든 자루였다. 기록에 따르면 이는 황제의 제국에 있는 가장 하찮은 존재로 충성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상징이라고 했더란다.

역사는 승자가 만들어 내는 것이라 진실을 말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이와 관련해서 전해지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이가 든 자루는 황제의 명에 따라 징집된 노인들이 왕궁에 가지고 온 것이라고도 한다. 과중한 노역을 명받은 사람들은 이웃집을 찾아가 집 안의 이를 모두 잡아서 수도 테노치티틀란으로 가져와 황제에게 바친다.

1552년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견된 최초의 의학 관련 문서인 아즈텍 고문서에 따르면 약초를 사용해 머리와 몸에 기생하는 이와 이에 따른 전염병을 없애는 방법이 적혀 있으며, 이를 잡아 바치는 행위는 제국의 위생 상태가 훌륭함을 경하하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이 기록은 1931년 교황청에 의해 발굴되었다.

이상은 '인섹토피디아Insectopedia / Hugh Raffles 저 / 우진하 역 / 21세기북스' 에서 일부를 발췌했다.

 

해당 기사는 초접사 사진집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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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이과 1
Boopiidae
       
개이과 1
Linognathidae
이과 1
Pediculidae
사면발이과 1
Pthiridae
가는몸쥐이과 3
Polyplacidae
굵은몸쥐이과 3
Hoplopleuridae
짐승이과 3
Haematopinidae
짐승털이과 2
Trichodectidae
쥐털이과 1
Gyropidae
새털이과 5
Menoponidae
참새털이과 5
Philopteridae
이목 Phthiraptera (11과 26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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