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뚜기목
메뚜기는 '뫼山 + 뛰기' 에 어원을 두고 있으며 구워먹는 벼메뚜기, 방아찧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방아깨비, 가을날 해가 진 뒤에 울어제끼는 귀뚜라미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무리다. 예전에 우리의 조상들은 채집통 속에 방울벌레나 여치, 귀뚜라미 등을 넣고 그 소리를 즐겼다. 천고마비의 계절에 다듬이질 소리와 함께 운치있는 감상법이었다.

그렇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몹시나 시끄러운 소음으로 들릴 수도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반대편 사하라 사막 주변에 있는 여러 나라들에서는 메뚜기들(사막메뚜기criquet pe'lerin + 유랑메뚜기criquet migrateru + 유목메뚜기criquet nomade + 세네갈메뚜기criquet se'ne'galais)이 탐욕과 공포, 기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영어에서는 메뚜기 종류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다. '그래스하퍼grasshopper' 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평범한 메뚜기다. 하지만 '로커스트Locust' 는 두려움과 고통을 가져온다. 이 지역에서는 일반적인 우기보다 비가 많이 내리면 메뚜기들의 번식이 왕성해진다. 이에 따라 뒤를 이은 건기가 찾아오면 살 곳과 먹을 거리가 부족해진다.

이 결과로 메뚜기 떼는 급격한 신체 변화를 겪게 된다. 머리가 커지고 몸집도 불어나며 날개는 더욱 길어진다. 뿐만 아니라 생명 주기도 급변해, 알을 일찍 낳고 그렇게 깨어난 애벌레는 금방 아성충 단계로 접어든다. 또한 행동도 매우 과격해져서 오랫 동안 서로 다른 종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즈음에 문제가 발생한다.

수백만 마리까지 무리를 지어 행진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놈들은 사막을 가로질러 이동한다. 그러면 여기저기서 메뚜기 떼가 몰려들어 합세를 하는데, 그 규모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길이가 수십 킬로미터를 거뜬히 넘으며 이동과정에서 다섯 번 허물을 벗고 마침내 성충이 된다. 이렇게 임계 밀도에 도달하면 드디어 하늘로 날아오른다.

더 기가막힌 것은 이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자신들의 갈 곳을 정한다는 사실이다. [플로리다대학교 곤충 연구 안내서University of Florida Book of insect Records]를 보면 1954년 케냐에서 75평방마일당 5,000만 마리의 메뚜기 떼가 몰려들었던 일이 기록되어 있다. 모두 합쳐서 100억 마리가 넘는 숫자였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오른쪽의 웹사이트를 방문해 보라. 클릭하면 새창으로 뜬다.     UFBIR

 


 

메뚜기 한 마리는 매일 자기 몸무게 정도의 식물을 먹어치운다. 무게로 따지자면 2그램 정도인데 여기에 100억 이라는 숫자를 곱해보라. 어마어마한 수치다. 국제은행에 따르면 사막메뚜기의 침범 지역은 전세계 경작지와 목초지의 2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며 총 65개 나라, 1,100만 평방마일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고 인근 주변, 약 600만 평방마일의 땅에는 메뚜기 떼가 활개를 친다. 이 지역 사람들에게 인터뷰한 기사에 따르면 "어둠이 몰려오는가 싶더니만 메뚜기 떼가 도착했다. 농작물은 물론이요 맨땅은 아예 눈에 보이지도 않았고, 죽은 동료들까지 남김없이 먹어치워 씨앗 한톨조차도 남지 않았다" 고 한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경악스럽고 괴기스러운 장면이 남았다. 이 놈들이 살충제를 뿌리는 비행기를 향해 날아가 조정석을 새까맣게 덮고, 날개 위로 달려들어 자신들의 힘으로 이 날틀을 끌어내리려고 했다는 사실이다. - 위 내용은 '인섹토피디아Insectopedia / Hugh Raffles 저 / 우진하 역 / 21세기북스' 에서 일부를 발췌했다.

지금까지의 곤충관련 서적은, 주로 대상물의 관찰과 이를 해석하는 내용이라 어떤 면에서는 조금 식상한 면이 있다. 그런데 인섹토피디아는 인문사회학자의 관점에서 --동서양의 고문헌과 현대문학을 넘나들며-- 곤충과 인류가 어떻게 상호 관련을 맺고 살아왔는지를 풀어내고 있다.

벌레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 그럭저럭 읽을 만한 도서인데, 번역이 매끄럽지 못해서 졸려운 부분이 많이 있다. 단칼은 이 책에서 최신의 곤충 연구와 최신 경향을 파악할 수 있었으며, 여러가지 귀하고 볼만한 서적을 파악할 수 있었다. 참고로 '조복성 곤충기 / 조복성 저 /황의웅 편 / 뜨인돌' 에서 잠깐 언급된, 중국의 귀뚜라미 싸움과 그에 따른 도박 시장이 적나라하게 소개된다.

 

 

해당 기사는 초접사 사진집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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