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옷에 광대탈 쓴 이 곤충, 향긋한 방귀쟁이랍니다 단칼에 끝내는 인문학 곤충기 |
광대는 '가면을 쓰고 연기 하는 사람'을 뜻하며 후한 시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풍속으로서 집안에 있는 잡귀를 정화하는 나례(儺禮: 귀신을 쫓아내는 의례 중 하나)에서 왔다. 새해를 맞이하여 집 안팎을 깨끗이 단장하고 밤에는 폭죽을 터뜨렸다. 궁중에서는 12 ~ 16세의 소년들이 악귀를 쫓는다는 4개의 눈을 가진 방상시 탈을 쓰고 큰 소리로 주문을 외웠다. 북과 피리 같은 악기가 의식을 고취시키면서 벽사의식에 따라 처용무를 추었다. 나례의식이 계승되면서 주문을 외우던 창수(唱帥)는 소릿광대가 되었고 조선시대의 판소리로 진화한다.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은 재인(才人)으로 발전하며 줄타기와 땅재주를 벌이는 사당패로 전승된다. 궁궐에는 나례청을 두어 왕의 행차나 사신을 대접할 때 동원하여 연희와 함께 가무로 흥을 돋웠다. 대한제국에 이르러서는 재인청 소속으로서 국가 의전이나 관청 행사, 사대부의 잔치에 불려가 재미와 신명을 더했다. 그러나 광대는 사농공상의 신분질서 밖에 존재하는 천민이었다. 갑오개혁 때 신분 해방이 되었으나 집단 내부의 혼인만 가능했기에 광대는 주로 무당과 가시버시가 된다. 광대놀이에 무당춤이 등장하고 검무를 비롯하여 줄타기와 땅재주, 가면무, 꼭두각시 놀음이 함께 펼쳐지는 이유다.
ⓒ 공유마당 가장 오래된 광대놀음이 고려시대 부터 이어진 별신굿탈놀이이며 각 지역의 오광대놀이는 지금도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황해도 지역에서 널리 행해지는 가면극 봉산탈춤과 북청사자놀음, 중부지방에서 계승되는 산대놀이와 남사당 덧뵈기, 바다를 건너면 제주입춘굿 등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화려한 옷차림에 함박웃음 짓는 애벌레
ⓒ Daankal Eastolany 주로 황벽나무와 회양목에서 볼 수 있으며 작살나무, 산초나무, 등나무, 층층나무, 산수유 등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황벽나무는 껍질을 벗겨내면 노란 속살을 드러내기에 붙여진 이름이며 수피가 두터운 코르크질 이어서 다른 나무와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높이는 약 15m까지 자라며 목질이 단단하여 도마를 비롯한 여러 가구와 건축재로 이용해왔다.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본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을 만들 때 황벽나무를 썼다. 내피 속에 버버린(Berberine) 성분이 들어있어 항균과 방충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는 설사와 이질에 효과가 있으며 버짐이나 입안이 헐었을 때 약으로 쓴다고 적고 있다. 집 주변에 울타리와 조경수로 많이 심는 회양(淮楊)목은 도장나무라고도 불리운다. 재질이 단단하여 인장으로 많이 쓰이며 지팡이나 패찰, 장기알 등으로도 만들어진다.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자라는 속도가 무척이나 더디다. 크게는 7미터 까지 성장하지만 100년을 자라도 팔목 굵기를 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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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탈 같기도 한 광대노린재 애벌레
ⓒ Daankal Eastolany 동그란 몸매에 깜찍하게 생긴 광대노린재 약충은 여러마리가 먹이식물 잎 뒷면에 모여서 천적을 방어한다. 어릴 때는 검은색 바탕에 껄껄 웃는 하회탈 같은 흰 테두리가 있으며 허물을 벗을 때마다 점차 빨갛게 변한다. 돌 밑이나 나무껍질 사이, 낙엽 속에 수십여 마리의 애벌레가 모여서 겨울을 나고 5월경에 어른벌레로 탈바꿈한다. 심심치않게 청색 몸매에 주홍색 줄무늬를 가진 개채가 발생하기도 한다.
ⓒ Daankal Eastolany 비슷한 몸매와 생활사를 가진 큰광대노린재는 대개 회양목에 달라붙어 즙을 빨아먹는다. 이 밖에 철쭉이나 목련, 쉬나무, 아왜나무, 산딸나무, 배롱나무에서도 접할 수 있다. 청록색 몸매에 검은색 테두리를 두른 빨간 줄무늬가 시선을 잡아끌며 보는 각도에 따라서 빛을 반사하므로 오묘한 컬러를 보여준다. 위험을 느끼면 더덕과 사과향이 합쳐진 듯한 방귀 냄새를 풍긴다.
ⓒ Goutham K from Wikimedia 눈에 띄는 귤빛 몸매에 붓으로 먹을 찍은 듯한 검은점을 가진 방패광대노린재는 예덕나무에서 볼 수 있다. 몸길이는 25mm를 넘기에 광대노린재 중에서 가장 큰 녀석이며 7, 8월의 한 여름에 발생한다. 노린재 무리는 짝짓기를 유난히 오래하는 종이다. 꽁무니를 맞대고 며칠간 떨어지지 않기도 하며 손으로 건드려도 자세를 풀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른 수컷과의 교미를 막아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기 위함이다. 짝짓기 후 암놈은 예덕나무 잎 뒷면에 20 ~ 30여 개의 알을 낳고 부화한 애벌레를 정성껏 돌본다. 천연기념물 제28호로 지정된 예덕나무는 최대 10미터 까지 성장하며 소금에 대한 내성이 있어 바닷가에서도 잘 자란다. 껍질을 달인 물이 소화불량과 복통에 효과가 있기에 과거로부터 천연 위장약으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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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노린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