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뢰, 최음제로 사용하던 역사
남가뢰의 독, 최음제로 사용하는 역사.

Meloe proscarabaeus Linnaeus, 1758 남가뢰
Coleoptera 딱정벌레목 - Meloidae 가뢰과

 

 

파브르 곤충기 2권에는 기문둔갑하는 남가뢰 애벌레의 과변태가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1996년의 다큐멘터리 영화 마이크로코스모스(Le Peuple De L'herbe, Microcosmos)에는, 가뢰가 번식하는 장면이 아름다운 영상으로 나온다.
가뢰 유충은 태어나자마자 꽃 위로 기어올라간다. 그리고 뒤영벌이 찾아오기를 무한정 기다린다.
운좋게 벌이 꽃에 들리면 가뢰 애벌레는 그 위에 올라타서 뒤영벌 둥지로 몰래 잠입한다.

그리고는 벌의 애벌레를 잡아먹고 꽃꿀도 먹으면서 가뢰 성충으로 자라난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매우 잔인한 기생전략이다.

 

봄볕이 따가워지는 5월 중하순경, 강원도 산골의 작은 사찰에서 남가뢰 애벌레를 발견했다.
멀리서 보니 까만 전통 기와에 주황색 꽃잎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더라.
기왓장에 핀 주홍색 균류인가? 아니면 부스럼인가? 눈길을 자세히 주어보니 남가뢰 유충들.

렌즈를 가까이 대니 작은 다리와 촉각을 휘저으며 달라붙으려고 아우성이다.
이는 움직이는 것에는 무조건으로 반응하는 가뢰의 본능인것 같다.
올라타야만 살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 난장판에 수십여 마리의 남가뢰 새끼들이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진다.
아마도 이렇게 낙상으로 죽은 녀석도 많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햇살이 쨍쨍 비치는 주변 초지에서 남가뢰 암컷을 2마리나 발견했다.
이정도 몸집이면 곤충 세계에서는 거인에 속하는데, 배마디에 꽉 들어찬 알 때문에 등치가 더 크다.

알집이 이렇게 큰 이유는 이들의 생존전략 때문이다.

뒤영벌을 타고 그 둥지로 들어가서 성충 남가뢰로 자라나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극히 적은 가능성이다.
그리하여 수백 마리의 새끼를 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생존 확률을 높여야 하니까.
한편,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서 털보바구미위에 올라 탄 남가뢰 새끼들을 찾았다.

이 녀석들은 위치선정을 잘못해서 결국은 다 죽는다.
이와 같이 움직이는 생명체에 올라타는 것이 남가뢰 유충의 원초적 본능이다.
사람도 올라타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이 놈들처럼 목숨을 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여기서 특히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남가뢰 체내에는 칸타리딘(cantharidin) 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다. 위험을 느끼면 이 독액이 방울방울 몸 표면으로 나온다.
여기에 닿으면 매우 고통스러운 화학적 화상을 입는다.
실제로 농사일을 하다가 이 물질에 노출되어 심한 통증과 함께 피부에 물집이 잡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심지어는 가축이 풀을 먹다가 가뢰까지 삼켜서 죽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잘 모르는 사람은 건드리지 않는게 좋다. 필자는 이 위험을 알고 있었기에 손바닥 위에 올린 것이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일부 사람들은 이 Canthariden을 최음제로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약간의 효과는 있으나, 조금만 먹어도 사망에 이를 수 있으니 유의하기 바란다.

 

 

지금과 같이 약리학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이 물질이 염증을 억제하는데 쓰였다.
그것도 아주 극소량을 사용했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 발기부전에 효과가 있음이 드러난 것이 전부다.
멋모르고 복용했다가는 콩팥이 손상되어 죽게 된다.

이렇게 독한 물질을 갖고 있는 가뢰지만, 이 칸타리딘을 섭취하려고 애쓴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남가뢰의 천적이라 할 수 있는 홍날개가 그러하다. 짝짓기를 할 때 칸타리딘을 갖고 있어야만 암컷이 교미를 허락한다.
이 때문에 홍날개는 남가뢰를 괴롭혀서 어떻게 해서든 이 최음제를 탈취하려고 한다.

자연을 깊게 들여다보면 이와같이 날줄씨줄이 층층으로 복잡하게 쌓여서 생태계가 잘 굴러가도록 만든다.

흥미로운 뒤영벌과 남가뢰, 홍날개의 사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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