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산누에나방 번데기집 탈출기

Caligula japonica Moore, 1862 밤나무산누에나방
Lepidoptera 나비목 - Saturniidae 산누에나방과

 

 

 

아래 그림은 대양을 놀이터 삼는 대왕고래의 힘찬 꼬리일까?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 장편 소설 모비딕(Moby-Dick)에 나오는?
자세히 보면 꼬리 부근에 작살 같은 것이 박혀 있는듯 하지 않은가?

 

 

 

 

 

아니다.

우리 나라에 서식하는 나방 중에서 헤비급에 속하는 밤나무산누에나방.

 

 

 

 

아랫날개에 부엉이의 눈과 같은 검은색 원형 무늬가 있다.
평소에는 감춰 두었다가 위협을 느끼면 활짝 펴서 공격자를 놀라게 만든다.

 

 

 

 

 

 

 

 

북실북실하고 보드라운 저 털에 푹 파묻혀 있으면 엄청나게 따뜻할 것 같다.
세상근심을 잠시나마 잊고 포근하게 잠들고 싶은 털이다.

 

 

 

 

 

 

 

 

 

암수의 차이는 크지 않다.
다만, 수컷의 더듬이가 화려한 빗 모양이다.

왜그럴까?
한 밤중에 암컷이 풍기는 페로몬을 포착하기 위해서 고도로 발달된 센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물망과 같은 번데기 집을 만드는 밤나무산누에나방.
자연에서 이 고치를 만드는 광경을 언젠가 꼭 한 번 만나보고 싶다.

 

구멍이 뚫린 특이한 번데기 집을 만드는데 질기기 이를데 없다.
손으로는 결코 찢어낼 수 없고 칼을 대도 잘라내기가 어렵다.

 

 

 

 

 

애벌레 크기가 어른 중지보다 더 큰 놈으로 성충의 덩치도 매우 크다.
전체적으로 백색에 가까운 형광 비취색 바탕에, 검은색과 하늘색 진파랑이 어우러진 눈 모양의 경고색이 뚜렷하다.
그리고 그 주변을 황토와 주홍색, 샛노랑이 감싸고 있어 눈에 띄는 대비색 역할을 한다.

여기에 방수 역할과 위협의 수단, 주변을 탐지하는 가느다란 털이 빽빽히 돋아나아 있다.

 

 

 

 

 

이 질긴 고치를 어떻게 뚫고 나오는지가 궁금증을 유발한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입에서 뭔가 분비물을 내어서 녹이고 나오는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었다.
(도감을 찾아보니 거기에도 같은 설명을 해 놓고 있었으니, 사람의 생각이란 매일반인가보다).

 

그러나 직접 우화과정을 보니 그 합리적인 구조에 유레카를 연발하게 되었다.

분비물은 전혀 없었다.

반 가르기를 해서 살펴봐도 그 원리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고치를 보면서도 한 쪽이 뚫려있다는 것을 우화가 진행되는 순간까지 눈치챌 수 없었으니, 이 얼마나 정교한 진화의 산물인가.

고치의 한쪽 면은 완전히 봉합이 되어 있지 않고 뚫려있었다.
즉, 안 쪽에서는 밀고 나올 수 있지만 바깥쪽으로는 침입할 수 없는 설계다.

자연과학은 이래서 좋다. 직접 관찰할 수 있으므로 눈으로 확인하고 글을 남길 수 있다.

 

 

 

 

 

 

 

 

 

 

10월 중순경에 날개돋이를 했다.
한 여름이 다 가도록 소식이 없기에 기생당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다.
밤중에 뭔가 빠작빠작 비스켓 부셔지는 소리가 조그맣게 들리더니 녀석이 드디어 세상을 향해 나오기 시작했다.

 

 

대개의 곤충이 우화 직후에는 애벌레 시절에 몸에 쌓아두었던 노폐물을 배출한다.
녀석도 이에 동참하여 연한 황토색의 물똥을 쏟아내었다. 몸집이 크니 그 양도 상당히 많다. ㅎㅎㅎ

 

 

그러면 밤나무산누에나방의 우화를 몇 장의 사진으로 살펴보자.
고치를 탈출하면서 꼬깃꼬깃하게 접혀젔던 날개를 활짝 펼친다.

 

 

 

 

 

 

 

 

 

 

 

 

 

 

 

 

 

 

 

 

 

 

 

용량 부족으로 몇몇 이미지는 생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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